아이스크림값 올랐지만 편의점선 '동결'…라면은 인하분 곧장 반영

편의점 롯데웰푸드 아이스크림 공급가 인상 불구 판매가 동결
라면기업 4곳 공급가 인하분 반영
사진=연합뉴스
가공식품 가격 인하가 확산하는 가운데 편의점이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발맞추기에 나섰다. 서민식품 라면 공급가 인하분을 소비자 판매 가격에 반영하고 덤 행사를 추가로 진행한다. 편의점 공급가격이 인상된 아이스크림의 경우 판매 가격은 동결한다.

롯데 아이스크림 편의점 공급가 올라도…편의점 판매가는 '꽁꽁'

사진=뉴스1
29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주요 4개사는 다음달 1일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아이스크림 제품 공급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시적으로 판매 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웰푸드는 다음달부터 스크류바 돼지바 수박바 등 아이스크림 10여 종의 편의점 공급가를 25% 인상하기로 했다. 이번 인상에도 불구하고 GS25의 경우 15종의 가격을 동결하고 CU는 10종, 세븐일레븐은 13종, 이마트24는 14종의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스크류바 돼지바 수박바 판매가격은 1200원, 빠비코 가격은 1500원으로 유지된다.

이는 최근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발맞춰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급가 인상분을 당분간 부담하는 조치란 설명이다. 롯데웰푸드는 당초 4월 편의점 아이스크림 공급가를 올리기로 했다가 한차례 연기했고, 이번에 반영하기로 했다. GS25 운영사 GS리테일은 "그동안 제조사는 제조원가 인상으로 타 유통채널에 대한 공급가를 인상했으나 편의점 채널의 특수성을 고려해 편의점 채널에 대한 공급가 인상을 유예했다. GS25는 여름철 성수기 물가 안정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판매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면·과자 가격 인하분 반영…'물가 안정 행사'

사진=연합뉴스
편의점들은 또한 서민식품 라면과 관련, 제조사 가격 인하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고 별도 할인 행사를 기획하고 나섰다.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주요 4개사는 라면기업의 가격 인하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한다. 농심 새우깡 등 과자 가격 인하분도 함께 낮춘다.

앞서 지난 27일부터 이틀에 걸쳐 농심, 삼양식품에 이어 오뚜기, 팔도가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농심은 다음달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편의점에서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삼양라면은 40원, 참깨라면은 50원 낮아질 전망이다. 새우깡 가격은 100원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GS리테일
편의점은 각사별로 라면 증정 및 할인 행사를 기획해 모객에 나섰다. 자체브랜드(PB) 제품과 제조사 제품을 적극 활용해 다양한 구성을 기획했다.CU는 7월 약 80여 종의 라면 품목에 대해 증정 및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와 협업한 '루피의 불타는 라면'의 경우 한 개 구매 시 두 개를 무료 증정하는 '1+2 행사'로 내세웠다. CU 관계자는 "(라면 가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2021년 출시한 (PB라면) ‘헤이루 라면득템’은 이달 누적 판매량 420만개를 돌파했다. 해당 상품의 6월(25일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GS25가 인기 라면을 1+1 증정 행사 상품에 포함시켰고, 이마트24 역시 용기면과 봉지라면 60여 종에 대해 1+1, 2+1 덤 증정행사를 진행한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전방위 압박 속 가격 인하 주문이 식품업계에선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라면, 과자에 이어 제빵업계도 가격을 내리고 나섰다. 과거 이명박(MB) 정부 시절 라면을 시작으로 식품 기업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 유사한 흐름이 재현되는 수순이다.

지난 27일 농심을 신호탄으로 주요 라면기업 4곳과 제과업계 롯데웰푸드와 해태제과가 다음달부터 과자 가격을 인하한다. 양산빵과 제빵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SPC그룹 역시 SPC삼립과 파리바게뜨 제품 30종 가격을 평균 5% 인하하기로 했다.

기업들의 가격 인하 결정은 추 부총리가 라면을 정조준해 인하를 권고한 후 채 2주일도 되지 않아 벌어졌다. 앞서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라면 가격과 관련해 "지난해 9∼10월 (기업들이 라면 가격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면서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제 밀(SRW·적색연질밀) 가격은 이달 t당 232달러85센트로 지난해 6월보다 37.3% 떨어졌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