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중고를 판다고?" MZ 열광…5억 '잭팟' 터졌다 [이미경의 인사이트]

팝업스토어에서 경쟁력 찾는 신세계百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백화점이 팝업스토어 상품기획(MD)을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신규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데다, 백화점 입장에선 점포 리뉴얼 대비 적은 비용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월 상품본부에 MD콘텐츠개발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점포 내 팝업스토어 입점 브랜드를 전담하는 팀이다. 통상 백화점업계는 명품·패션·뷰티 등 각 카테고리 담당 MD들이 정규매장과 팝업스토어를 동시에 담당한다.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가운데 팝업스토어 전담 MD조직을 둔 건 신세계백화점이 유일하다. 신세계백화점은 팝업스토어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백화점 브랜드 소싱력을 나타내는 명품 카테고리 매출 증가세가 확연히 꺾인 만큼 다른 상품군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올해 1~6월 신세계백화점 명품 매출 증가율은 4.2%에 불과하다.작년과 재작년 명품제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6%, 47.7%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기획 팝업스토어 전담 조직인 MD콘텐츠개발팀은 첫 팝업 매장으로 비바무역과 협업한 중고 의류 매장을 선보였다. 지난 25일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에서 운영된 비바무역 팝업스토어 모습. 신세계백화점 제공
팝업스토어 입점 브랜드도 명품이 아닌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관심을 갖는 상품으로 확대하고 있다. MD콘텐츠개발팀이 선보인 첫 팝업스토어 역시 명품이 아닌 중고 상품으로 정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부산 센텀시티점은 이달 16일부터 25일까지 빈티지 업체 비바무역과 협업해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이 기간 두 점포의 팝업스토어 합산 매출액은 5억원을 기록했다. 제품 단가가 1만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매출이란 게 자체 평가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의 메인 영업공간 일부도 팝업 전문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2018년 3월에는 강남점 1층 가운데 에스컬레이터 옆 공간 165㎡을 팝업전용 공간 '더 스테이지'로 꾸몄다. 팝업스토어 전용 공간을 구획한 뒤 별도의 이름을 붙인 건 업계에서 최초로 있는 일이었다. 이후 경기점 지하1층, 대구점 5층, 대전 아트앤사이언스 등에 더스테이지를 추가로 설치했다. 점포 리뉴얼 대비 투입 비용이 훨씬 적다는 점도 팝업스토어 운영의 장점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점포 1개 층을 리뉴얼하는데는 수백억원의 비용이 든다"며 "반면 팝업스토어는 행거와 매대를 가져다놓는 정도면 세팅이 끝나기 때문에 사실상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비용대비 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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