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AI 플랫폼 통했다…유니티 '폭풍질주'

글로벌 종목탐구

챗봇 방식 뮤즈·센티스 활용
캐릭터 만들고 동작 수행
게임 개발 생산성 대폭 높여
올들어 주가 64% 뛰어올라
게임엔진 개발사 유니티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게임 개발 플랫폼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한때 메타버스 관련주로 꼽힌 유니티가 이제는 AI 수혜주로 주목받게 됐다.

AI 개발의 ‘플레이스토어’ 목표

유니티 주가는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날보다 4.11% 오른 44.12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8월 후 최고가다. 전날인 27일 AI 게임 개발 플랫폼인 ‘AI마켓플레이스’ 등을 공개하며 15.38% 급등한 데 이어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다. 유니티 주가는 올 들어 63.89% 올랐다.

유니티가 공개한 AI마켓플레이스는 AI 기반 개발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 프로그램을 유니티의 자체 개발 엔진인 유니티 에디터에 접목해 쓸 수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과 같은 앱 생태계를 AI 게임 개발 영역에서 구현하겠다는 의도다.

유니티는 마켓플레이스에 들어가는 서드파티 프로그램 10개를 먼저 공개했다. AI 캐릭터에 사람과 같은 대화 능력을 부여하는 콘바이, 자연어를 사용해 3차원(3D) 물질에 질감을 불어넣는 폴리하이브, AI 음성을 생성하는 LMNT 등이다.유니티는 AI를 이용한 자체 개발 도구인 유니티 뮤즈와 유니티 센티스도 선보였다. 뮤즈는 게임 개발 생산성을 높이는 일종의 챗봇이다. 유니티가 이날 공개한 영상에서 개발자가 뮤즈에 ‘뒤로 공중제비’라고 입력하자, 캐릭터가 뒤로 공중제비를 돌았다. 센티스는 AI 모델을 실시간으로 게임 개발에 구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비싼 클라우딩 컴퓨팅 비용 부담이나 끊김 현상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유니티는 이날 센티스를 이용해 만든 외계인 ‘오브’가 지구를 찾아온 이유, 삶의 목적 등을 설명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존 리키텔로 유니티 CEO는 “유니티 뮤즈를 활용해 생산성을 10배 향상하고, 센티스로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새로운 방식으로 AI를 활용해 창작물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티와 센티스는 당분간 클로즈베타(제한적인 시범 체험) 서비스로 운영된다.

메타버스 이어 ‘AI 황태자’로 부상

유니티는 메타버스에 이어 AI 랠리에서도 수혜주 대열에 들었다. 유니티는 2004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게임 개발사로 출발했지만, 자체 제작 게임이 인기를 끌지 못하자 게임 엔진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무료 체험 버전과 기본 버전(연 200달러), 풀버전(연 1500달러)으로 상품을 다양화해 고객을 모았다. 2021년 메타버스가 한창 유행하던 무렵 시장은 유니티를 수혜주로 주목했다. 당시 시장에 출시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콘텐츠의 60% 이상이 유니티 엔진을 이용해 제작됐기 때문이다. 산업 목적의 디지털트윈, AR·VR 콘텐츠 등도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됐다.애플이 AR 헤드셋인 비전 프로를 지난 5일 발표하자 이날 유니티 주가가 17.26% 오르기도 했다. 수전 프레스콧 애플 부사장이 기조연설에서 “유니티와의 협력을 통해 인기 있는 유니티 기반 게임과 앱을 비전 프로에서 완벽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해서다.

브라이언 피츠제럴드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최근 유니티 목표주가를 48달러로 제시하고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그는 유니티가 디지털 트윈 및 기타 기업용 시뮬레이션 제품을 통해 게임 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