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심포지엄] 통일부 "北, 최근 변화 조짐 보여…대화 시도 가능성도"

통일정책실장, 국경개방 준비 등 동향 거론…"북일 간 일련의 움직임도"
최근 북한이 대외적으로 변화의 조짐을 보여 대화로 나오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통일부 고위 당국자가 분석했다.김병대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은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합뉴스와 통일부가 공동 개최한 '2023 한반도 미래 심포지엄'에서 "코로나19가 엔데믹이 되면서 약간은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북·중·러 국경 개방이 언제일지 확실치 않지만, 그런 방향으로 준비하는 동향이고 국제 체육대회에 나오려는 동향이 보인다"고 소개했다.

최근 북한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를 신청했다.이어 "북한과 일본 간에도 일련의 움직임이 있고 여러 가지 모습을 보인다"며 "이러한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북한이 지난 2~3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이러한 모습은 북한이 대화로 나오려는 조짐일 수 있다"며 "정부는 북한이 대화에 나올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실장은 "다른 한편에서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재시도할 것이고 도발을 계속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어느 한 방향으로 예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이날 제2세션의 사회를 맡은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갑자기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대비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날 발표에서 김 실장은 윤석열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과 중장기 통일미래 청사진에 해당하는 가칭 '신(新)통일미래구상'의 개요를 소개했다.

담대한 구상은 북한 핵·미사일을 강력히 억지하면서 제재와 압박을 통해 핵 개발을 단념시키고 대화에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전략으로 요약된다.
2세션에 함께 발표를 맡은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고려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북한에 핵과 대량살상무기를 단념시키도록 압박하는 수단으로서 인권을 부각했다.

이 대사는 "인권은 북한 정권의 아킬레스건으로, 대북 핵심 지렛대"라며 "(정부가) 모든 외교협상에서 인권 개선을 강조, 압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북한 인권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 같으므로 인권이 포괄적 북한 전략의 핵심 중 하나여야 한다고 이 대사는 지적했다.

북한이 코로나19 국경 봉쇄와 재난·재해 등으로 만성적 식량난에 시달리면서도 식량 확보에 투입될 재원을 핵·미사일 개발에 쏟아붓고 있다고 이 대사는 비판했다.

통일부와 한국국방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이 탄도미사일 70여 발을 쏘는 데 투입한 비용은 식량 약 100만t 수입 비용에 상당한다.

이는 북한의 연간 부족분 80만t을 훌쩍 웃돈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이 대사는 ▲ 북한 정권의 책임 규명 ▲ 남북관계와 국제관계에서 북한 인권의 주류화 ▲ 인도적 지원 ▲ 국제사회와 공조 강화 ▲ 대북 원칙론과 국론 통합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담대한 구상이 헌법적 가치에 부합하고 대북·통일 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되려면 규범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효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이나 남북합의서 등은 2010년 이후 지난 10여년간 남북 관계의 실패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변화된 남북 관계를 반영한 법령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젊은층의 평화통일 인식 제고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석 처장은 "9월에 새로 구성되는 21기 민주평통 자문위원의 30% 내외를 청년 세대와 45세 미만으로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