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경영정상화 속도내나…'외풍' 우려도

주총 안건 모두 원안대로 의결
CEO 자격 손질·사내이사 축소
박근혜·MB 인사 등 사외이사 7명 선임

대표 후보 선임절차 본격 돌입
다음달 중 후보 확정…8월 선임 목표
박종욱 대표 직무대행 “도약 계기로”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KT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고경영자(CEO) 자격요건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을 삭제, 신규 사외이사 7명을 선임했다. 새로 꾸려진 이사회를 중심으로 다음달 중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를 확정한다는 목표다.

KT는 이날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개정안(지배구조 개선안)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정관 개정안은 현직 CEO의 연임우선심사 제도를 폐지하고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요건을 바꾼 게 핵심 변화로 꼽힌다. 현직 CEO가 연임 의사를 표명할 경우 신규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와 동일하게 다른 사내외 후보들과 같이 심사 과정을 거치게 된다. 또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자의 자격요건을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 4가지 항목으로 변경했다.

KT는 이날 사내이사 수를 3인에서 2인으로 축소했다.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경영 감독 역할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지배구조위원회를 모두 사외이사로만 구성하기도 했다. 이 밖에 복수 대표이사 제도를 폐지하고,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의결 기준을 의결 참여 주식의 50% 이상 찬성으로 하는 보통결의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상향했다.

일각에선 KT 주요 의사결정에서 사내이사의 역할이 크게 줄어들면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외이사의 입김이 강해지면 ‘외풍’에 흔들릴 여지가 많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특히 이날 선임한 신규 사외이사 면면을 보면 ‘정부 색깔 맞추기’에 가깝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 때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지낸 최양희 한림대 총장, 이명박 정부 시절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등이 대표적이다.

KT는 새로 구성된 이사회를 중심으로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다음달 중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를 확정하고, 8월께 최종 선임한다는 목표다.

박종욱 KT 대표이사 직무대행(사장)은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KT 펀더멘탈은 변함없다”며 “새롭게 개선된 지배구조에서 성장기반을 단단히 다져 KT의 더 큰 도약을 위한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