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면세점서 술 산다"…성수기 특수 노린 면세업계 '분주' [이미경의 인사이트]

"성수기 매출 잡아라"
'알짜' 주류에 공들이는 면세업계
사진=뉴스1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가 바뀌는 시점이 여름휴가철과 맞물리면서 면세업계가 바빠졌다. 면세업계의 '알짜' 상품으로 꼽히는 주류 온라인 판매까지 허용되면서 여름 성수기 매출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신라(DF1·3), 신세계(DF2·4), 현대백화점면세점(DF5)은 1일부로 인천공항면세점 각 권역에서 영업을 개시한다. 업체들은 날짜에 맞춰 내부시스템 및 간판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다만 입점 브랜드사와 여전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가 돼서야 매장을 전면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세업계가 특히 공을들이는 품목은 주류다. 주류 구매액(최대 400달러)은 면세한도에 포함되지 않아 관광객들이 출국시 필수로 사가는 품목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9월 관세청이 술 면세한도를 1병에서 2병으로 늘려 판매량도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롯데면세점 내국인 주류 매출 비중은 2017년 3%에서 2019년 5%, 2021년 6.4%, 2022년 11.5%로 증가했다.

면세점 주류 매출액이 늘어나는 가운데 7월1일부터는 온라인 면세점에서 주류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국세청은 이날부터 면세 주류 온라인 판매를 골자로 하는 '주류의 통신 판매에 관한 명령 위임 고시'를 시행한다. 이전까지는 온라인면세점에서 예약만 가능하고 결제는 할 수 없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면세업계는 일제히 온라인면세점 주류 코너를 선보인다. 롯데·신라·현대백화점면세점은 1일부터, 신세계면세점은 3일부터 온라인 주류몰을 운영한다. 주류 판매에 특히 공을 들이는 건 이날부터 인천공항면세점에서 매장을 전면 철수하는 롯데면세점이다. 공항면세점에서 주류를 포함한 면세품을 판매할 수 없는만큼 온라인·시내면세점을 통해 관련 매출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은 내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서울 잠실 월드타워점에 약 2645㎡ 규모의 주류 전문 매장을 내년 중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6월 30일 영업을 종료한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제2터미널 면세점 주류매장보다 약 2배 넓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이 제공하는 체험헝 콘텐츠로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국내외 영업실적을 바탕으로한 주류소싱 경쟁력을 앞세워 타사 대비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은 글로벌 주류 브랜드와 다년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업계 최다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시장 정상화에 따른 면세업계 판도 변화도 주목된다. 인천공항 이용객수가 많아지며 공항면세점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이 많아질수록 업계 1·2위를 다투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매출액 차이가 줄어들수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매출 차이가 가장 적었던 2021년 롯데와 신라의 매출은 각각 3조7184억원, 3조3497억원이다. 차이는 3687억원에 불과했다. 2019년 인천공항면세점에서 발생한 매출이 총 3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승자의 저주' 우려도 제기된다. 고환율이 이어지며 면세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임대료 부담은 커지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인천공항 임대료 산정방식은 출국자 여객 수에 따라 연동된다. 올해 인천국제공항 1~5월 출국자 수는 986만명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출국자수(891만명)을 넘어섰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