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총 11조 회사 클라쓰…BTS 집 '하이브 사옥' 가보니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언론사 최초 하이브 용산 사옥 탐방
지하 7~지상 19층 … 1층부터 보안 철저
모두 4면 통창 … 라이브러리 공간 인상적
최상부층엔 포럼·카페·야외정원 있어
사측 "향후 자사주 매입과 배당도 진행"

삼성證 “3분기 위버스 구독 서비스 주목”
유진證 “뉴진스 등 성장 … BTS 공백 메워”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6년11개월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개인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3일 하이브 용산 사옥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이솔 기자
올해 들어 주가가 61.10% 올랐다.방탄소년단(BTS) ‘군백기’(군대+공백기)에도 “실적 이상 무”를 외치고 있는 하이브. 2005년 빅히트엔터인먼트로 시작해 글로벌 엔터 플랫폼사로 우뚝 선 하이브 용산 사옥을 3일 찾았다. ‘K팝 엔터의 심장’으로 불리는 이곳은 2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국경제신문에 문을 열었다.
하이브 1층 로비에 위치한 게스트 라운지 모습. 이솔 기자

안면 인식으로 출입 … 자율좌석제, 사내 앱으로 선정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42에 위치한 이 사옥은 지하 7층~지상 19층으로, 전체 면적 약 6만㎡ 규모를 자랑한다. 하이브는 이곳을 통임대해 사용 중이다. 지하 4층이 방문객 주차공간이고, 지하 5~7층은 임직원을 위한 자리다. 지하 1~3층은 아티스트 전용 주차공간이다. 1층 정문 밖엔 현판이 있는데, 중국인 여성 3명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하이브에 따르면 방탄소년단(BTS)·뉴진스·르세라핌·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의 팬들이 하루 100명 이상(평일 기준) 찾는다고 한다.
3일 찾은 하이브 용산 사옥 외관. 이솔 기자
1층 로비에 들어서면 19층까지 가는 엘리베이터를 마주하게 된다. 직원들은 안면 인식 또는 모바일 카드 등으로 출입을 한다. 방문객은 신분증을 보여주고 출입증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정문 안쪽에는 게스트 라운지가 있고, 뒤쪽으로는 외부인을 위한 공용 회의실이 10개 정도 있다. 이 공간은 보통 6인~10인석 공간으로 회사 자체 앱인 ‘온하이브’로 예약해야만 사용 가능하다. 또 바로 옆에는 직원들을 위한 헬프 데스크와 건강관리실이 배치돼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6층으로 이동했다. 2층부터 6층은 레이블별 음악 작업실, 녹음 스튜디오, 안무연습실, 영상촬영 스튜디오, 보컬연습실, 스타일링룸이 있다. 7층부터 16층은 일반 직원들을 위한 사무공간이 있다. 영업 비밀의 이유로 2~15층은 취재가 불가했다. 층마다 안면인식을 해야 출입이 가능할 정도로 보안이 철저했다.
하이브 용산 사옥 16층 라이브러리 공간에서 직원들이 음악을 들으며 업무 관련 영감을 얻고 있다. 이솔 기자

곳곳에 간식 … ‘시총 11조 회사 클라쓰’

16층 라이브러리 공간엔 업무 관련 서적들이 수십 권씩 놓여 있었고, LP 음반도 있었다. 하이브 관계자는 “직원들이 영감과 통찰이라는 큰 갈래 안에서 상상의 지평을 넓혀주는 콘텐츠를 뒀다”고 말했다. 자리마다 대형 모니터가 있었는데 회사 자체 앱인 ‘온하이브’로 예약을 하면 본인이 앉고 싶은 곳을 사용할 수 있다. 구성원과 업무에 맞게 공간이 변화하는 오피스가 차별점이다. 가볍게 움직이는 ‘모빌랙’으로 업무 공간의 크기를 바꿀 수 있어, 참여 인원과 목적에 따라 자유로운 활용이 가능했다.
하이브 안무 연습실. 하이브 제공
4면이 통창으로 되어 있어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고, 탄산수·과일주스·컵라면·초코파이 등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개인별 사물함과 옷장도 구비되어 있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자리명인 D-28 뒤쪽엔 르세라핌과 ‘안티프래자일’(미니 2집 타이틀곡)이 새겨진 스케이트보드가 있었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일부 촬영 소품도 볼 수 있었다. 하이브에는 총 6개 층의 라이브러리가 있는데 3개 층씩 묶어 내부 계단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14~16층은 업의 본질과 관련 영감을 줄 수 있는 도서가 중심이고, 8~10층은 기업 비전과 관련 영감을 줄 수 있는 책들이 있다. 이로 인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 교환을 할 수 있다. 11~13층에는 임직원 헬스클럽이 있는데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트레이너도 있는데 PT를 원하면 비용은 따로 내야 한다. 17층은 아티스트 전용 공간이다.
하이브 용산 사옥 18층에는 풀무원이 운영하는 구내식당이 있다. 직원들이 샐러드를 접시에 담고 있다. 이솔 기자
사람은 밥심이라 했던가. ‘대망의 맛집’은 18층에 있다. 풀무원이 운영하는 구내 식당인데, 약 250석 규모다. 평일 11시30분~오후 2시, 오후 6~8시 운영되는데 ‘온하이브’로 메뉴를 확인 가능하다. 이날 중식은 뚝배기버섯소불고기와 샐러드팩 등이 나왔는데, 스팸김치볶음밥은 매진됐다. 하이브 관계자는 “하루 4개의 메뉴가 나오고 본인이 원하는 음식을 고른 후 해당 번호에 가서 QR코드를 찍으면 음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직원은 2000원에 한끼 해결 가능하고, 트렌디한 음악을 들으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앞으로는 롯데월드타워, 뒤로는 63빌딩을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이브 용산 사옥 18층 구내식당에선 회사 앱 '온하이브'로 주문 후 음식을 가져갈 수 있다. 이솔 기자

박지원 대표, 공용공간 ‘포럼’서 회사 소식 공유

건물 최상부인 19층에는 오디토리움의 역할을 하는 ‘포럼’(FORUM)과 사내카페 ‘프릳치’, 야외정원 ‘콤브’가 있다. 먼저 커뮤니에케이션 공용 공간인 포럼은 박지원 대표가 회사 소식을 공유하는 공간인 동시에, 조직별로 워크숍이 이뤄진다. 이날은 신입 직원들의 교육을 막 끝낸 상태였다. 층고 4m의 개방감을 자랑하고 전동커튼이 있어 공간을 분리할 수도 있다.

또 사내 카페인 프릳츠는 스페셜 커피브랜드 전문점으로, 아메리카노 1500원·유미녹차 2000원 등 저렴한 가격에 직원들에게 판매하고 있었다. 영업 시간은 오전 8시30분~오후 8시30분인데 테이블에 30여명의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앞으로 프릳츠와 하이브의 브랜딩 협업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변형 테이블이 인상적이었는데, 포럼에 많은 직원들이 모이면 이곳까지 확장한다.
하이브 19층 카페 프릳츠에서 바라본 공용공간 '포럼'. 이곳에선 박지원 대표가 회사 소식을 매달 공유한다. 이솔 기자
야외정원 콤브(COMB)는 길이 6m가량의 200여그루 자작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이로 인한 인상이 마치 촘촘한 빗 같다. 하이브 관계자는 “직원들이 잠시 숨을 돌리며 마음과 생각을 빗길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한강과 남산을 모두 감상할 수 있고, 저녁에는 예쁜 조명들이 더 빛나 봄·가을에 인기가 많다고 한다.

한 가지 특이한 건 정장 입은 사람이 없고 청바지에 반팔티, 모자 쓴 사람도 종종 보였는데 최근 이직한 직원은 “대기업보다 편한 근무환경에 자율 출퇴근제로 업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사세 확장으로 최근 2년 내 입사한 직원은 1000명 정도 된다. 다만 오전 11시~오후 4시는 커넥팅 타임이라고 해서 업무 관련 연락이 상시로 돼야 한다.
하이브 용산 사옥 19층엔 야외 정원이 있다. 이곳엔 높이 6m의 자작나무 200여 그루가 있다. 이솔 기자
하이브는 “우린 음악에 기반한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이라며 “하이브란 사명은 연결·확장·관계를 의미하는데, 사옥 또한 인테리어적 접근보다 구조와 기능 위주의 건축적 접근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능에 충실한 공간 기획을 위해 장식적 요소는 최대한 배제했다”고 덧붙였다.

하이브 “멀티 레이블 확보 지속” … 매출·영업익 질주

하반기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될까. 하이브 관계자는 “2021년 미국 종합 미디어회사 이타카 홀딩스를 품었고, 지난 2월 미국 힙합 레이블 QC 미디어 홀딩스를 인수하는 등 독립적인 권한을 가진 다양한 멀티 레이블들을 확보해 음악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계속 가져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 산업의 경계를 확장하기 위해 기술과의 융합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비즈니스 솔루션 조직 ‘하이브IM’을 2021년 출범했고, 지난해 두나무와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레벨스를 합작 설립했다. 지난 1월엔 인공지능(AI) 오디오 음성 개발 기업 수퍼톤을 인수했고, 이너버즈에 지분 투자 및 자이언트스텝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하이브 용산 사옥 18층 구내식당에 있는 출출박스. 이솔 기자
실적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8년 매출액 3014억원과 영업이익 799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각각 1조7760억원과 2369억원으로 뛰었다. 4년 만에 각각 489.25%, 196.50% 급성장한 것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387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유동자산은 2조192억원, 비유동자산은 3조3664억원이다.
하이브 16층 라이브러리에는 음반 등 업무 관련 서적들이 놓여 있다. 이솔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사업 구조 및 기업문화 등 전 영역에서 사회적 기준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간다는 방침이다. 이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시작으로 매년 공개한다.

하이브는 방시혁 의장이 31.5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넷마블이 2대 주주로 지분 18.08%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이 7.63%, 두나무가 5.53%를 신고하고 있다. 외국인 지분은 16.67%로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은 약 20% 정도다. 3일 기준 시가총액은 11조6409억원이다.
하이브 촬영 스튜디오. 하이브 제공

“지배주주순이익 30%내에서 배당·자사주 매입 할 것”

주주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냐는 질문엔 “매년 연결 지배주주순이익을 기준으로 30% 범위 내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 결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적절한 시점에 주주환원정책을 실시하려는 움직임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멀티 레이블 체제 도입 후 아티스트의 동시다발적 활동으로 성장 속도가 빨라졌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개최 지역과 규모를 확대한 월드투어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3분기에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의 구독 멤버십 론칭이 예정되어 있어 수익성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매출액은 2조1210억원, 영업이익 2800억원을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36만원으로 상향했다. 3일 주가 27만9500원 대비 28.80%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하이브 용산 사옥 18층 카페를 직원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이솔 기자
내년 실적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BTS 멤버들이 군대를 속속 가게 되면서 앨범 기여도는 떨어지겠지만, 뉴진스·르세라핌·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주요 아티스트들의 성장이 그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내년에 신인 아이돌이 데뷔하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말했다.
'1400만 개미'와 함께 달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주식 계좌가 빨간불이 되는 그날까지 재미있는 종목 기사 많이 쓰겠습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에서 윤현주 기자 구독과 응원을 눌러 주시면 매번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