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김일성 정권에 기여한 사람, 독립유공자로 용납 못해"

국가보훈부, 독립유공자 심사 기준 변경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사진=연합뉴스
국가보훈부가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했거나 공적조서가 허위로 드러난 사람들의 서훈을 박탈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가짜 독립유공자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건설이 아니라, 북한 김일성 정권을 만드는 데 또는 공산주의 혁명에 혈안이었거나 기여한 사람을 독립유공자로 받아들일 대한민국 국민이 누가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현행 상훈법에 따르면 대한민국 건국에 공로가 뚜렷하거나 국가의 기초를 공고히 한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건국 훈·포장을 주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일운동을 했다고 무조건 오케이가 아니다"라며 "이는 진보, 보수에 따라 좌우될 것이 아니라, 자유 대한민국 정통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훈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했거나 공적조서가 허위로 드러나면 서훈을 박탈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누가 재검증 대상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광복 후 조선공산당에서 활동한 손혜원 전 국회의원의 부친 손용우 선생, 공적 조서에 나온 출신지와 활동 시기가 달라 언론에서 '가짜 광복군' 논란이 제기됐던 고(故) 김원웅 전 광복회장의 부모인 김근수·전월순 선생 등을 다시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독립운동의 공이 뚜렷함에도 친일 논란으로 심사에서 여러 차례 보류된 경우 공과(功過)를 따져 서훈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대표적인 인물로 독립운동가인 죽산 조봉암과 동농 김가진(1846∼1922)이 꼽힌다.

일제강점기 친일 행적이 인정돼 서훈이 박탈된 인촌 김성수, '시일야방성대곡'으로 유명하나 서훈이 취소된 언론인 장지연에 대해서도 공과를 가려 재서훈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보훈부는 그동안 예비심사 격인 제1공적심사위원회(향후 예비심사위원회로 명칭 변경)와 제2공적심사위원회(향후 공적심사위원회로 명칭 변경) 2심체제로 운영했다. 그러나 운영규정 개정으로 ‘특별분과위원회’를 신설해 쟁점 안건은 종전 2심에서 사실상 3심제로 확대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