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AI에만 의지하면 낭패보는 이유 [하준삼의 마켓톡]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빅데이터만으로 중요 의사결정 지양해야
실경험·대면 모임 등으로 균형감 맞춰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처음 가보는 지역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을 때 네이버나 카카오, 구글에 식당 검색을 합니다. 어느 식당이 평점이 높게 나오는지, 리뷰는 어떻게 달려있는지를 확인하고 선택합니다. 일반적으로 매우 만족은 힘들지만, 후회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한 번 시청하게 되면, 다음 번엔 동일 유형의 내용이 상위 화면에 올라옵니다. 영상을 끝까지 봤는지, 무엇을 봤는지, 어떤 단어를 검색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기존의 다른 사람들의 정보와 비교해서 추천을 해 줍니다.때로는 '취향저격'의 느낌을 주는 영상이나 내용이 올라와서 깜짝 놀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내용도 올라옵니다. 컴퓨터와 인공지능 AI가 제공해주는 나의 전용화면이 클릭 몇번, 단어 몇개로 완벽하게 나를 분석해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아무 고민 없이 AI가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에 의해서 보는 내용과 영상을 보다 보면, 나의 의지와 취향보다는 AI의 추천 취향대로 계속 성향이 변하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영화나 골프 등 취미활동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투자와 관련된 내용이라면 조심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주식에서 이름을 날리는 슈퍼 개미의 유튜브를 보게 되면, 이와 관련한 다수의 동영상들을 추천받고 계속 보게 됩니다. 나는 그냥 관심이 조금 있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공격적 투자성향의 투자자로 AI가 인식하고 관련 내용을 추천하고 또 그렇게 나의 투자성향이 변해 있는 겁니다. 부동산에 관심이 있어 몇개의 내용을 클릭하면 관련 내용이 추천되고, 이를 계속 보다보면 AI에 의해 나는 부동산에 관심있는 투자자, 부동산 마니아로 관련 사이트에서 인정받게 됩니다.

필자도 주식투자 고수의 전략과 내용을 알고 싶어 몇번 유튜브에서 영상을 봤더니, 다음 번엔 주식투자 관련 정제되지 않는 많은 동영상, 특히 조회수 많은 영상이 상위에 추천됐습니다. 몇몇 내용은 너무 내용이 부실하고 자극적인 표현이 많아서, 더이상 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투자 관련 내용은 증권회사나 자산운용사에서 운영하는 공식 컨텐츠로 제한해 보니, 그 다음부터는 투자관련 회사에서 내부 검증을 받고 올라온 내용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위와 같이 해답을 기계로부터 얻는 방법은 처음부터 나 스스로의 결정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포털에서, AI가 추천해 준 정보, 빅데이터로부터 나온 정보로 선택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심이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 세세하고 꼼꼼하게 선택한 것이 아닌 것이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익숙하지는 않지만 방법을 바꿔서 접근해 봅니다.

예컨대 처음 가는 지역에서 맛집을 찾고자 할 때, 네이버나 구글에서 답을 찾기보다 현지의 마을 사람 또는 택시기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또는 무작정 길을 걷다 마음에 드는 식당에 가다 보면, 다른 사람은 모르는 나만의 맛집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금융투자 관련 결정은 더 신중해야 합니다. 한 번의 선택에 따라 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원금의 상당부분이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무작정 유튜브, 인스타의 영웅을 따라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 사람들이 틀렸다기보다는 내 상황과 똑같지 않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Open AI의 Chat GPT는 '주식은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좋은가'의 물음에 '주식 투자는 잠재적으로 높은 수익을 가져올 수 있는데, 동시에 상대적으로 높은 리스크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하 생략'이라고 하며 증권시장론 교재에 있는 내용을 원론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유튜브, 인스타 등 온라인 계정은 많은 독자와 클릭 수를 위해 정작 내가 알고 싶은 내용보다는 자극적이고 현란한 문구와 내용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일까요?

첫째 팩트를 근거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참고합니다. '이번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미국 FOMC가 올해 금리를 추가로 두 번 더 올린다는데, OO증권사의 의견은?' 등 시장관련 현상을 설명하는 콘텐츠는 주기적으로 따라갑니다. 증권사, 자산운용사의 홈페이지에 주기적으로 게시되는 시황 및 산업리포트는 좋은 경제 교재입니다. 대신 OO종목 유망, OO% 수익 확실 등의 자극적인 제목이 있으면 아예 클릭을 하지않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투자관련 포럼, 투자 박람회 등 행사와 여러 커뮤니티의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합니다.
경제신문, 공공방송에서 주최하는 경제 관련 행사는 다양한 주제와 전문가가 참여해 시장과 상품에 대한 폭 넓은 정보와 내용을 들어볼 수 있고, 궁금한 건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 공개된 행사이므로 정제되고 신뢰성 있는 내용과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습니다. 무료도 좋고, 유료행사라도 시간을 내어 참가해 봅니다. '아, 저사람은 시장을 이렇게도 보는구나, 나하고 전혀 반대의 의견을 가진 전문가도 있네' 하는 생각으로 들어보면 금융시장·상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집니다.

여러 종류의 커뮤니티의 모임에 주기적으로 참여해 구성원들의 동향과 생각을 들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이 나의 자산관리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체크할 수 있는 하나의 나침판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나만의 경험과 공부로 투자를 시작합니다. 관련 서적을 읽고 공부를 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고, 스스로 투자결정을 합니다. 투자비중은 전체 투자자산의 10% 이내로 시작하고 좋은 경험과 실패를 거울삼아 투자의 폭과 금액을 늘려갑니다. 이렇게 하면, 관련분야 전문가의 주장과 설명에 자신의 의견을 조합 나만의 합리적인 투자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투자관련 정보를 손쉽게 아무 제한없이 구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투자한 성과의 책임은 아무도 나를 대신해 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공부하고 발로 직접 확인하고, 사람들과 오프라인으로 교류하는 활동을 통해 균형감있는 시각으로 자산관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 교수,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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