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반등·개발 호재…'땅부자' 서부T&D 好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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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드코스닥시장 상장사 서부T&D의 시가총액은 4574억원(3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 상장사 1571곳 가운데 160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보유 자산으로 눈을 돌리면 사정이 달라진다.
엔데믹에 MICE 수요 겹쳐
호텔관광사업 작년 첫 흑자
서부터미널 인허가 순항 중
서울시 "용산전자상가 개발"
지난해 자산총액이 2조657억원에 달하는 ‘찐(진짜) 땅부자’의 대명사 같은 기업이다. 서부T&D가 소유한 신정동 서울서부트럭터미널 부지만 104만2447㎡ 규모로, 증권업계 추산 가치는 1조3000억원대에 달한다.
부활하는 드래곤시티
이런 서부T&D도 2017년 서울 용산에 국내 최대 규모인 1700개 객실을 갖춘 호텔 서울드래곤시티(사진)를 오픈한 후 기나긴 부진의 터널을 지나야 했다. 문을 연 해에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핵심 ‘타깃’으로 찍었던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 게 1차 타격을 줬다.2020년엔 코로나19까지 창궐했다. 그 바람에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지난해 기준 62.7%)을 차지하는 관광호텔업 부문이 드래곤시티 개관 후 2021년까지 흑자를 내지 못했다. “서부T&D가 아니었다면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얘기가 호텔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그랬던 서부T&D의 관광호텔업 부문이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21년 186억원 영업손실에서 지난해 28억원 영업이익으로 전환했다.
여기에는 호텔업계에 ‘엔데믹 호황’이 시작된 2021년을 기점으로 드래곤시티의 영업이익이 급증한 게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0년 10억원에 머물렀던 드래곤시티 영업이익은 이듬해 202억원으로 20배 넘게 폭증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동기 대비 85% 불어났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옮기면서 포럼 등 대형 비즈니스 행사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개발 호재도
올해 들어선 보유자산 가치를 크게 높일 각종 개발 호재가 겹쳤다. 서부트럭터미널 개발이 순항 중이다. 서부T&D는 2016년 6월 국토교통부가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로 지정한 이곳에 △주거시설 1199가구(23만㎡, 아파트 999가구·오피스텔 200가구) △상업시설(26만㎡) △물류시설(29만㎡) 등 연면적 82만㎡ 규모의 복합시설을 짓겠다는 내용의 개발계획을 올해 초 서울시에 제출했다.하반기에 물류단지계획심의위원회의 통합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부동산 개발업계에선 “서부트럭터미널은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 가운데 논란이 될 부분이 가장 적은 편이어서 내년 초 인허가를 받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이에 더해 용산전자상가 일대를 인공지능(AI) 및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하는 ‘용산 메타밸리’로 재개발하겠다는 서울시 구상까지 지난달 15일 공개됐다. 드래곤시티 바로 옆 용산정비창에 들어설 국제업무지구와 연계해 개발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드래곤시티 관계자는 “향후 개발이 된다면 용산이 서울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부지를 선점한 드래곤시티에는 굉장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