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우리 정부는 反카르텔 정부…가차 없이 싸워달라"

신임 차관들에 임명장 수여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 평가"

실·국장 교체 앞두고 관가 술렁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방과 후 돌봄·교육 프로그램인 ‘늘봄학교’ 참관을 위해 경기 수원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강사로 초빙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야구 배트를 든 한 여학생의 자세를 교정해주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차관들에게 “우리 정부는 반(反) 카르텔 정부이니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달라”고 3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또 공직자 및 산하기관 직원에 대한 정확한 인사평가를 지시했다. 이미 일부 부처에서 국·실장의 대폭 교체가 예고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까지 나오자 관가에서는 대대적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임 차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오찬을 함께하면서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이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 조직이든 기업 조직이든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인사 평가를 당부했다.그러면서 ‘말을 갈아타라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현 정부 또는 대통령 자신에게 충성하라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내정도 외치도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며 “국가와 국민, 헌법시스템에 충성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말을 갈아타라는 것이 아니라 헌법정신에 맞는 제대로 된 말을 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013년 여주지청장 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관가에서는 부처 고위 공직자들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인사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환경부 1급 실장 전원은 약 한 달 전에 사표를 냈다. 사의를 밝힌 3명의 실장(기획조정실장, 기후탄소정책실장, 물관리정책실장) 중 최소 2명이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날 “해당 부처는 장관 직권으로 인사 쇄신 차원에서 1급 공직자들의 사표를 받은 것”이라며 “차관 인선 발표로 후속 절차가 잠시 보류됐다”고 설명했다. 조만간 선별적으로 사표가 수리될 것이라는 의미다.

다른 부처의 상황도 비슷하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에서는 1급 실장 절반 이상이 바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가 교체된 이후 지금까지 고위 공직자 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난 1년 동안의 업무역량 및 실적 등을 정확하게 평가해 제대로 일하는 정부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일부 부처가 국정과제 이행에 소극적이거나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병욱/곽용희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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