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국 대표 항공·우주·방산기업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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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 세계시장 50% 점유한화그룹이 해외 방산 수출을 늘리는 동시에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우주 사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의 대표 항공·우주·방산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오직 한화만 할 수 있고 한화가 해야만 하는 지속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리호 제작 총괄
한화그룹은 지난 4월 대대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완료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자회사였던 한화디펜스를 합병했고, ㈜한화 방산부문도 지난 4월 합병했다. 항공우주방산을 아우르는 국가 대표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이를 바탕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출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선 공군의 주력 항공기 엔진 생산까지 담당하며 국책사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군비 확장 중인 폴란드로부터 K9 자주포, 다연장 로켓 천무 등 8조원 이상 계약을 따냈다. K9, 천무 수출에 관한 2차 계약도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K9 자주포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9개국이 운용 중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전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K9이 50%를 점유하고 있다. 2차 물량 등 계약이 완료되면 점유율이 7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출을 더 늘리기 위해 다양한 국가에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K9과 천무 수출 국가를 늘리고, 자체 개발한 레드백 장갑차도 수출을 타진 중이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출범하며 해양 방위산업에서도 확고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기존 수상함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한화오션은 잠수함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울산급 배치(Batch)-III 호위함, 한국형 구축함(KDDX), 한국형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KDDX-S) , 합동화력함 등 총 4종의 수상함을 전시했다.한화그룹은 우주 관련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 위성발사체 누리호의 고도화사업을 총괄하는 제작사로 선정돼 지난 5월 25일 3차 발사 성공을 참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7년까지 누리호 발사를 주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사업 초기 단계부터 발사체의 핵심기술인 액체로켓 엔진, 터보펌프, 각종 밸브류를 제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민간 인공위성과 우주선, 각종 물자를 우주로 보내는 ‘우주 수송’ 사업 상업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한화시스템은 북한 무인기 등 불법 드론을 탐지·추적해 포획하는 ‘안티드론’ 시스템 시연에 성공했다. 회사는 지난 6월 2~8일 화성 드론 전용비행시험장과 육군보병학교 장성종합훈련장에서 소형 무인기를 잡아 무력화하는 ‘안티드론’ 시스템을 시험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