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플랫폼' 인기…3주 만에 5000억 대출 갈아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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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마다 입점 은행 달라여러 은행의 대출을 한꺼번에 비교해 금리가 낮은 곳으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 주도로 지난 5월 31일 민간 플랫폼에서 일제히 출시된 이후 약 3주 만인 지난달 21일까지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이동한 대출자산이 5000억원을 돌파했을 정도다. 다만 플랫폼마다 조회할 수 있는 은행이 다른 데다 대환대출을 사칭한 피싱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만큼 실제 대환대출에 나서기 전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여러 플랫폼 사용해야 유리
은행들 최저금리 적용 시점 달라
시차 두고 꾸준히 조회 바람직
불법광고·피싱 범죄 기승
사칭 문자 클릭 땐 핸드폰 해킹
○여러 플랫폼 모두 사용하는 것이 유리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출비교와 대환대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플랫폼은 네이버페이·뱅크샐러드·신한은행·웰컴저축은행·카카오페이·토스·핀다·핀크·KB국민카드 등 총 9곳이다. 이들 9개 플랫폼에선 플랫폼에 입점한 금융기관 어디로든 신용대출을 갈아탈 수 있다. 이밖에 35개 금융회사도 자사 앱을 통해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타사의 신용대출을 자사의 신용대출로 갈아타는 대환대출만 가능하다.대환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계획이라면 플랫폼마다 입점한 은행이 모두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토스를 사용하면 농협·신한·하나은행으로 갈아탈 수는 있지만, 우리은행 대출로는 갈아탈 수 없다. 우리은행이 토스의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네이버페이를 이용하면 우리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는 있지만, 토스에서 가능했던 신한은행으로의 대환대출이 불가능하다.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이 모두 입점한 대환대출 플랫폼은 카카오페이가 유일하다. 이에 최대한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타기 위해선 하나의 플랫폼보다는 여러 플랫폼에서 신용대출 금리를 조회해보는 것이 유리하다.
○조회 날짜마다 최저금리 달라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연 6%대 금리로 8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빌린 직장인 정모씨(30)는 최근 한 플랫폼사의 대환대출 서비스를 이용해 연 4%대 금리를 제공하는 하나은행으로 신용대출을 갈아탔다. 지난 5월 31일 대환대출 플랫폼이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해도 기존 신용대출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이 없었다고 한다. 정씨는 “모든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하루에 한 번씩 금리를 조회한 결과 며칠 뒤 금리를 낮게 제시하는 은행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정씨처럼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은행을 바로 찾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이유는 은행들이 대환대출을 통한 신용대출에 우대금리를 저마다 다른 시기에 적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우량 협약기업 임직원 대출(PPL),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등 2개 신용대출 상품으로 대환대출을 실행한 경우에 한해 최대 1.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추가 적용하기로 했다.이에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기존 신용대출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은행을 찾지 못했더라도 시차를 두고 꾸준히 조회를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대환대출 플랫폼을 이용하더라도 같은 은행으로는 대환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피싱범죄 기승…사칭 문자 조심해야
대환대출 플랫폼을 사용하면 실제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대환대출을 사칭한 불법광고와 피싱범죄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엔 강원 화천에서 금융기관을 사칭해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피해자 20명으로부터 5억원을 송금받은 조직원 2명이 경찰에 붙잡혀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피싱범죄는 대환대출을 홍보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형태로도 이뤄진다. 문자에 첨부된 링크를 클릭하거나 앱을 깔면 핸드폰이 해킹되는 방식이다. 금융위원회는 문자·전화를 통한 타인 계좌로의 입금, 특정 앱을 설치해달라는 요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올 하반기엔 대출뿐만 아니라 예·적금 금리를 비교하는 중개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이미 신한은행은 지난달 21일 예·적금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은행 외에도 핀테크와 카드사를 비롯한 24개 금융회사가 올 하반기 예·적금 중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