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 든 국민연금, 올해만 엔씨 주식 1600억어치 팔았다

올 상반기 46만주 매도…지분율 8.4%→6.3%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엔씨소프트가 올 들어 34% 하락하는 등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4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올해 상반기 들어 46만주에 달하는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는 국민연금공단이 지난달 19일 기준 총 22만9268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4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엔씨소프트 보유 지분율은 7.32%에서 6.28%로 줄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국민연금은 엔씨소프트 지분 8.39%을 보유해 김택진 대표이사(12%), 사우디 국부편드(9.3%), 넷마블(8.9%) 에 이어 4대주주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 3월 23만2426주를 매각하면서 지분율은 7.32%까지 하락했다. 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에만 매각한 엔씨소프트 주식은 총 46만1694주다. 공시의무 발생일 당시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630억원 규모다. 국민연금의 매각 사유는 '단순추가취득·처분'이다.

국민연금이 이처럼 엔씨소프트 비중 축소에 나선 건 지속되는 주가 하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종가 29만4000에 마감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쓰론앤리버티(TL)' 출시를 앞두고 지난달 말 시행한 베타 테스트에서 혹평을 받으면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인 바 있다. 최근까지도 하락세를 지속해 주가는 20만원대로 내려왔다. 연초 이후 전날까지는 34% 하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세로 일관했다. 외국인과 기관 순매도 규모는 각각 1975억원, 1762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도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상상인증권과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은 일제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엔씨소프트의 실적은 매출 4802억원, 영업이익 5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5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리니지 선방에도) 현재 수준으로는 늘어난 고정비 부담이 여전하며, 신작에 대한 의존성이 높다"며 "TL과 프로젝트G 중 둘 중 하나가 성공해야 부담을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TL은 공개 후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며, 이에 주가는 약 30% 하락하며 리니지M 출시(2017년 6월) 전 주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도 "다중접속(MMO) 경쟁이 심화되고, TL 글로벌 히트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돼 있었기 때문에 크게 과하지 않은 수준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조정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