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결국 '분당' 언급 나왔다…5선 이상민 "각오해야"

친명이냐, 친낙이냐…계파 갈등 고조
"뜻 다른데 한 지붕 아래 어찌"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4월 9일 오후 장인상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민주당 내 계파 갈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민주당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이 "도저히 뜻이 안 맞고 방향을 같이 할 수 없다면 유쾌한 결별도 각오하고 해야 하지 않겠냐"고 분당(分黨) 가능성을 언급해 이목이 쏠린다.

이 의원은 3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유쾌한 결별 중 분당이 하나의 형태일 수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뜻이 다른데 어떻게 같이 한 지붕 아래 있을 수 있겠냐"면서 "이거는 우리 당만 그런 게 아니라 국민의힘도 마찬가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그는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회동 여부에 대해 "무조건 만나는 게 능사는 아니다. 그냥 만나서 악수하고 서로 좋은 게 좋은 거라면서 영혼 없는 덕담만 주고받으면 국민들은 민주당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별다른 준비 없이 그냥 만나기만 하는 것으로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 귀국 후 이 대표가 "백지장도 맞들어야 한다"는 소감을 밝힌 데 대해선 "뭘 위해 백지장을 맞대는 건지, 그렇게 맞대는 게 진정한 뜻이 있는 건지, 맞대는 것도 끝까지 갈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는지 등 이런 것들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내용이 알차지 못하면 허구라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갈등이 어디까지 갈 것 같냐'는 질문에는 "예견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뜻이 같아야, 또 같은 방향을 보고 끝까지 공통분모를 이뤄낼 수 있어야 끝까지 갈 수 있지 않겠냐. 그런데 그게 이뤄지지 못하고 임시방편 쪽으로 그냥 갈 경우에는 분명히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대충 손잡는 척 연출하는 모습은 저는 국민들께서 금방 알아채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얄팍한 수준으로 손잡으면 금방 깨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1년 12월 27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이낙연 공동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 사진=뉴스1
앞서 이 전 대표는 1년여간의 미국 유학을 마치고 지난달 24일 귀국했다.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등 정치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이 대표를 작심하고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쏠렸다.

또 두 사람의 만남도 사실상 기약이 없어진 상태다. 회동 일정 조율을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친낙(친이낙연)계에선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입장과 함께 선을 그어온 것으로 전해졌다.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선이 끝난 이후 '이 전 대표가 협조하지 않아 이재명 후보가 졌다'는 이런 비판을 엄청나게 받았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내주 중으로 이 대표와 회동하는 방안을 놓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 대표는 만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이 전 대표 측은) 무슨 신뢰가 회복돼야 만날 수 있다고 그러는데 만나야 신뢰가 회복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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