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생태계 구축"…K팹리스·후공정 기업 키운다

삼성 파운드리·SAFE 포럼

"2·3나노 공정용 설계 키트 제공"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제품 설계용 공정설계키트(PDK)를 고객사에 제공하는 등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로 이어지는 생태계가 시스템반도체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사진)은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SAFE 포럼 2023’에서 “격변하는 반도체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최 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관계자들과 고객사 임직원 1100여 명이 참석했다.삼성전자는 고객사를 위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깜짝 발표했다. 반도체 설계를 돕는 ‘공정설계키트 프라임’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설계와 검사를 돕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올 하반기부터 최첨단 2·3나노 공정을 도입한 고객사에 제공한다.

팹리스 고객사가 다양한 시제품을 생산하도록 돕는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서비스도 확대한다. MPW는 웨이퍼 한 장에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 시제품을 찍는 생산 방식이다. 내년 이 서비스 규모를 올해보다 10%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고객사 지원에 힘을 쏟는 것은 파운드리 사업 역량 강화와도 맞물린다.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3%가량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설비 투자 등으로도 반도체 생태계 구성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경기 용인 산업단지에 300조원을 투자해 2042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계획이 대표적이다.이날 포럼에는 LX세미콘, 리벨리온, 딥엑스를 비롯한 국내 팹리스들의 발표도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을 바탕으로 품질 높은 반도체를 생산한 사례를 발표했다. 고대협 LX세미콘 연구소장은 “전력 소모량이 적은 차세대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을 찾는 고객사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 공정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아톰을 제작했다”며 “아톰은 업계 최고 수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과 비교해 에너지 효율이 3.4배가량 높다”고 말했다.

김익환 /최예린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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