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중소의 기적'…피프티 피프티, 오늘 전속계약 가처분 첫 심문

그룹 피프티 피프티 /사진=어트랙트 제공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와 소속사 어트랙트의 법정 싸움이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5일 오후 피프티 피프티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관한 첫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피프티 피프티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유) 바른에 따르면 새나, 키나, 아란, 시오는 지난달 19일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들은 △투명하지 않은 정산, △일방적인 활동 강행 등을 언급하며 "어트랙트가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데뷔한 피프티 피프티는 '큐피드(Cupid)'라는 곡으로 미국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 진입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닌 K팝 아이돌이 빌보드 '핫 100'에 오른 사례는 '최초'였다. 이에 피프티 피프티는 '중소돌의 기적'이라 불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데뷔 7개월 만에 소속사 어트랙트와 사이가 틀어지며 활동에 빨간불이 켜졌다. 소속사는 균열의 이유로 '외부 세력 개입'을 주장했고, 피프티 피프티의 기획 단계부터 함께한 외주업체 더기버스와 안성일 대표를 지목했다.

어트랙트는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 등이 피프티 피프티의 해외 유통사인 워너뮤직코리아를 통해 멤버들을 강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워너뮤직코리아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안 대표 등 더기버스 관계자 3명을 업무방해·전자기록 등 손괴·사기 및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안 대표 측은 "멤버들의 거취에 대해 워너뮤직코리아와 독단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왜곡하고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워너뮤직코리아에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회사를 산하 레이블로 두는 '레이블 딜'을 제안해 이를 어트랙트에 전달했으나 어트랙트의 전홍준 대표가 회사의 상장을 이유로 거절했고, 이후 선급 투자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 그에 따라 워너뮤직코리아가 제안을 수정했다는 주장이었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피프티 피프티를 둘러싼 '외부 세력 개입' 의혹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 피프티 피프티 측은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것에 대해 "어떠한 외부 개입 없이 4인의 멤버가 한마음으로 주체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거짓 없이, 주변의 외압 없이, 오로지 자신들의 길을 올바르게 가고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