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기대감 주가 선반영…투자의견 '매수'→'중립'"-이베스트

목표가 11만5000원 유지
사진=한경DB
이베스트투자증권은 5일 SK하이닉스에 대해 분기 실적과 업황 모두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지만, 실적 개선 폭보다는 고대역메모리(HBM)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 선반영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에 현재의 시가총액을 확인할 수 있는 실적이 확인되기 전까진 당분간 다듬기와 조정 시 매수하는 트레이딩이 나은 전략이라고 판단,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11만5000원을 유지했다.

올 2분기 SK하이닉스 실적 추정치는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적자 2조6000억원이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42% 증가하겠으나 영업적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추정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는 D램, 낸드 각각 전분기 대비 35%, 44% 증가했으며, 평균판매가격(ASP)은 D램 8% 증가, 낸드 8%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그로스가 경쟁사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경쟁사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주문 증가에 기인한다"며 "D램 ASP가 상승한 건 더블데이트레이트(DDR)5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제품 믹스가 개선된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 연구원은 "다만 아쉬운 점은 서버 수요 회복은 여전히 더딘 것으로 파악된다는 것"이라며 "재고자산평가손실 규모도 전분기 대비 축소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부연했다.

남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 엔비디아의 HBM 채용 확대 계획 등으로 SK하이닉스의 DDR5 및 HBM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확대됐고, 이는 주가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했다"며 "HBM3의 개발 속도가 경쟁사 대비 빠르지만 삼성전자는 올 4분기, 마이크론은 내년 1분기부터 양산할 예정이므로 내년에는 점유율 차이가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HBM의 생산 비중은 D램에서 낮은 한 자릿수이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두 자릿수를 차지함에 따라 매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며 "향후 전체 실적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수요의 개선이 필수적이고 이로 인한 주류 제품들의 물량 확대, 가격 상승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남 연구원은 "현 주가는 12개월 선행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6배이며 이는 밴드 최상단 수준으로 2021년 글로벌 M2 통화증가율이 정점에 도달하던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올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저점이 형성된 데다 HBM에 대한 기대감 등이 빠르게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연간 실적에 대해선 매출액 36조9000억원, 영업이익 1조7000억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 증가,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남 연구원은 "이를 기준으로 할 때 PBR 밸류에이션이 과거 역사적 고점에 도달함에 따라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다"며 "현재 시점부터는 시가총액을 설명할 수 있는 실적이 확인되기 전까지 적극적인 매도보다는 적절한 투자 비중을 유지하되 다듬기와 조정 시 매수하는 트레이딩이 더 나은 전략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