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사진 찍어 협박·성폭행 차량기사 항소심도 무죄 주장

자녀의 친구인 여고생을 수년간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학원 통학차량 기사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A(56)씨는 5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송석봉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강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나는 무죄다. 목숨이 끊어져도 그런 사실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당초 이날 양측의 최종 의견을 들으려 했으나 피해자와 합의하겠다는 변호인의 말과 A씨 입장이 엇갈리면서 기일을 한 차례 더 속행하기로 했다.

A씨가 "하지도 않은 일을 합의 보라는 말이냐"고 반발하자 변호인은 "의뢰인과 어떻게 변론할지 상의할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9일 진행된다.

A씨는 2017년 통학차량 기사 사무실에서 찍은 자녀의 친구 B양의 알몸 사진을 이용해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성폭행하는 등 2021년 1월까지 기사 사무실과 모텔 등에서 26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자신의 통학차를 이용하는 B양이 대학 진학을 고민하자, 아는 교수를 소개해주겠다며 접근해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 A씨는 원심에서도 "B양이 학교에 과제로 내야 한다면서 휴대전화를 건네며 찍어달라고 해 마지못해 나체 사진 한 장을 찍어줬고, 모텔에는 갔지만 밖에서 얘기만 나눴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친구 아버지라는, 신뢰를 어길 수 없는 지위를 활용해 범행을 저지르고도 터무니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