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 앱을 통해 전국적으로 2천명이 넘는 화물차 기사를 모집해 일을 시킨 뒤 16억원에 달하는 임금을 주지 않은 화물 운송업체 대표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특정 경제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화물 운송업체 대표 A씨 등 운영자 2명을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화물차 기사 2천300여명에게 16억원가량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화물차 기사 구인 앱 등을 통해 일할 기사들을 모집해 고용한 뒤 일을 시켜 놓고도 예정된 지급 날짜가 지나도 임금을 주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등이 최대한 많은 물량을 수주받으며 운송할 화물차 기사들을 고용하는 등 업체의 규모를 키운 뒤 그대로 팔아넘기는 이른바 '법인 갈이'를 하는 과정에서 적게는 수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 안팎의 임금을 미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등이 규모가 크고 실적이 우수한 운송업체들은 대형 물류회사들의 협력사로 지정돼 그 값어치가 커진다는 점을 노려, 무리하게 업체 규모를 확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에게서 임금을 받지 못한 화물차 기사들은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로부터 200만원가량의 피해를 봤다고 한 기사는 "앱을 통해 A씨 업체에 고용돼 일했는데 지급 날짜가 지나도 '다음 달에 주겠다'며 입금을 차일피일 미루더라"며 "피의자들이 이른 시일 내 합당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 경찰서에 관련 피해 신고가 계속되자 A씨 업체 관할서인 안산상록경찰서에서 관련 사건을 모두 이관받아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 입건된 A씨 일당 2명 중 한 명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 여러 차례 불응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한 뒤 검거했다"며 "이들을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