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세계 갈륨 생산 장악력, 매장량 급감으로 얼마 못갈 수도"

홍콩매체 "中지질학자들, 갈륨 재활용 체계 구축 제안"
"中, 갈륨 처리서 미·일에 뒤져…수출통제, 자국 기업에도 영향"
중국이 세계 갈륨 생산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매장량의 급격한 감소로 그러한 입지가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반도체 핵심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선 것은 미국 등 서방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한 반격이지만, 갈륨 매장량의 급격한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고 중국 전문가들은 말했다.

베이징 현대국제관계연구소의 천펑잉 연구원은 전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통제하는 것은 서방의 통제에 대한 보복 조치로 볼 수 있으며, 국가 안보와 이익에 관련된 한정된 자원을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 갈륨 매장량의 6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계 갈륨 생산의 95% 이상, 게르마늄 생산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미국은 2018∼2021년 갈륨 수입의 53%를 중국에 의존했다.

독일과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이 각각 13%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8월 허난 지질학 연구소 지질학자들은 중국어 학술지 '광물 탐사'에 게재한 논문에서 갈륨 채굴 비용의 상승과 매장량 고갈로 중국이 자체적으로 갈륨을 생산하는 대신에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들여온 갈륨을 재활용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지질학자들은 그러한 일이 벌어지면 갈륨에 대한 중국의 막대한 자원 우위는 역전되고, 다른 나라들이 유리해지면서 중국 갈륨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세계 최대 갈륨 생산국이긴 하지만 원료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고급 제품은 일본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탓에 여전히 갈륨 산업망의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갈륨 수요는 대체로 갈륨을 가공·처리한 고급 제품 수요에 좌우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도 갈륨 고급 제품 생산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지질학자는 더 나은 갈륨 재활용 체계와 갈륨 함유 광석의 더 많은 재활용을 제안했다.

이들은 "갈륨의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은 갈륨 자원이 풍부하지만 재활용 시스템은 완전하지 않고 이는 중국 갈륨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SCMP는 아울러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선 것이 국가 안보를 겨냥한 맞춤형 조치이지만 자국 산업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고 전했다.

연간 60t(톤)의 갈륨을 생산하는 베이징 지야반도체재료의 천펑 매니저는 SCMP에 갈륨이 국가 안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정부의 수출 통제는 옳은 조치라고 말했다.

천 매니저는 그러나 당국의 수출 통제가 중국 갈륨 추출업자와 수출업자의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갈륨의 추출에서는 거의 독점적 지위이지만 갈륨의 가공·처리에서는 자국 기업들이 불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갈륨을 반절연 물질로 만들기 위해서는 제련과 화합 과정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중국과 세계 선도 기업 간 상당한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일 프라이베르그화합물질, 미국 반도체 웨이퍼 제조업체 AXT가 갈륨 처리 분야 강자라고 설명했다.

이중 중국에 제조 시설이 있는 AXT는 중국이 수출 통제를 예고한 직후 중국에서 생산한 갈륨과 게르마늄 기판 제품을 계속 수출할 수 있는 허가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중국 상무부는 8월 1일부터 갈륨, 게르마늄과 그들의 화합물이 수출 통제 대상이 된다고 발표했다.

갈륨은 반도체, 발광다이오드(LED), 레이저 장비 등에 사용되고 게르마늄은 반도체, 광섬유 통신, 적외선 카메라 렌즈 등에 쓰인다.

군사, 항공우주 등의 분야에서 필수적인 광물이다.

둘 다 희귀 금속이 아니지만 중국이 장기간 저가 공급망을 구축해 대체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첨단 반도체와 가스 터빈 생산에 필요한 4가지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는데 이 중에는 산화 갈륨도 포함됐다. 이들 물질을 이용한 반도체 칩은 고압, 고온 등 더 혹독한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으며, 군사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을 높인다고 BIS는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