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특허 공룡' 아반시 "5G 라이선스 프로그램 곧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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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심 알파라히 아반시 창업자 인터뷰미국 라이선스 를랫폼 업체인 아반시는 통신·차량 업계에서 세계적으로 각광 받는 라이선스 관리 업체로 꼽힌다. 이 회사의 라이선스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들은 80여곳이 넘는다. BMW, 벤츠, GM, 아우디, 재규어, 볼보, 폭스바겐 등 우리가 알법한 브랜드 대부분이 아반시의 라이선스 프로그램을 쓰고 있다. 2016년 창립 후 7년도 안 돼 아반시가 만든 성과다.
BMW, 벤츠, GM, 삼성전자 등이 고객사
"차량용 4G 표준 특허 90% 확보"
"한국 배터리 라이선스 시장도 주목"
지난 4일 아반시 창업자인 카심 알파라히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았다. 한국 협력사들과 의견을 나누고 2021년 이 회사에 합류한 장호식 수석부사장과 만나려는 목적이다. 지난 4월 삼성전자가 아반시의 라이선스 프로그램에 특허권자로 합류하면서 아반시와 한국 기업과의 관계도 더 긴밀해졌다. 이날 서울 종로구에 있는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알파라시 CEO는 “아반시가 확보한 라이선스 특허권자는 57개 업체에 달한다”고 말했다.아반시는 통신·차량 업체들의 라이선스 거래를 대행한다. 다만 기업들을 일대일로 연결시켜주는 방식이 아니라 특허 풀(pool)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특허 풀은 여러 특허권자들의 특허를 한데 모아 놓은 것이다. 라이선스를 이용하려는 이들은 이 특허 풀 전체에 라이선스료를 내는 방식으로 특정 분야의 특허들을 이용할 수 있다. 업체마다 개별적으로 라이선스 협상을 하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으니 특허권자나 이 특허를 활용하려는 쪽이나 모두 특허 풀을 활용하는 게 편리하다.
알파라히 CEO는 스웨덴 에릭슨에서 21년간 라이선스 업무를 맡았던 엔지니어 출신 지적재산권(IP) 전문가다.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특허 풀로 사업 기회를 본 그는 2016년 아반시를 세웠다. 설립 초기엔 퀄컴, 에릭슨, ZTE, 인터디지털, 로얄네덜란드텔레콤 등 유치에 성공한 특허권자가 5개 업체에 불과했지만 이내 헙업을 원하는 업체들의 수가 빠르게 늘었다.
알파라히 CEO는 “회사 설립 후 7년 만에 차량용 4세대(4G) 이동통신의 표준 특허 중 약 90%를 확보했다”며 “아반시의 등장 이전엔 통신 시장에서 이렇게 특허 풀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허권자와 실시자 모두에게 유용한 솔루션을 제공한 덕분에 참여 업체들의 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아반시는 세 가지 라이선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차세대 방송 표준인 ATSC 3.0 등 방송 지원과 관련된 ‘브로드캐스트’, 4G 커넥티드카와 관련된 ‘비히클 4G’, 차량 내 제품 연결과 관련된 ‘애프터마켓’ 등이다. 세계에서 운행 중인 커넥티드 차량 1억2000만여대 중 약 85%가 아반시의 라이선스 프로그램 덕을 봤다.
알파라히 CEO는 “라이선스 프로그램 계약을 체결하면 해당 프로그램 내 특허 전체에 대한 접근권을 갖게 되는 방식”이라며 “계약 기간 중 새로운 특허가 특허 풀에 추가되면 그에 따른 접근권도 함께 제공해 솔루션의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아반시는 5G 커넥티드카 시장에서도 신규 라이선스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알파라히 CEO는 “준비 중인 ‘비히클 5G’ 솔루션은 상당 부분 사업 진척이 됐다”며 “곧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특허권자와 실시권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계약 조건을 설정하는 단계에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다른 산업에서 특허 풀을 확보할 기회도 탐색하고 있다. 알파라히 CEO는 “IoT 분야뿐 아니라 이동통신 커뮤니케이션, 배터리 등의 특허 시장에 대해서도 눈여겨보고 있다”며 “특히 배터리 산업에선 한국이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데 이런 상황일수록 혁신을 보호할 수 있는 라이선스 구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파라히 CEO는 “특허 발명업체나 기술 개발업체가 어디서 나오든 간에 출원한 특허에 따른 성과를 인정하고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데에 집중하겠다”며 “한국에 있는 특허권자들도 아반시를 통해서 기술을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하고 발명품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