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줄루 왕 건강이상설 부인…"에스와티니서 휴식중"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부족 줄루족의 미수줄루 카즈웰리티니(48) 왕이 최근 제기된 자신의 건강이상설을 부인했다고 현지 일간지 더시티즌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수줄루 왕은 최근 대변인을 통해 국영방송 SABC에 보낸 녹화 영상에서 "내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정기 건강검진을 위해 에스와티니에 와서 휴식 중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괜찮다.

100% 컨디션"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사람들이 말하는 근거 없는 소문에 신경 쓰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영상이 녹화된 남아공 동부 접경국 에스와티니는 아프리카의 마지막 절대왕정 국가로 음스와티 3세 국왕은 미수줄루 왕의 외삼촌이다. 앞서 줄루족 왕자 출신으로 왕가의 전통적 총리 역할을 해온 망고수투 부텔레지가 지난 주말 미수줄루 왕이 에스와티니의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하면서 그에 대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특히 부텔레지는 지난주 왕의 측근 중 한 명이 독성 물질을 섭취해 숨진 이후 "왕에 대한 독살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부텔레지는 또 "미수줄루 왕은 부모가 모두 남아공의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숨졌기 때문에 에스와티니 병원을 선호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수줄루 왕은 약 50년을 군림하며 6명의 부인과 최소 28명의 자녀를 둔 선왕 굿윌 즈벨리티니와 셋째 부인 사이의 장남으로 작년 10월 정식 즉위했다.

이로써 2021년 3월 즈벨리티니 왕의 별세 이후 1년 넘게 이어진 왕위 계승을 둘러싼 분쟁은 일단락됐다.

6천만 명의 남아공 국민 중 약 1천100만 명에 달하는 줄루족의 왕은 19세기 영국 제국주의와 맞서 싸운 정복 군주 샤카 왕의 후손이다. 줄루 왕은 행정권은 없으나 줄루족의 전통 관습과 가치관의 수호자로 동부 콰줄루나탈주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줄루족 거주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남아공 정부는 줄루 왕을 비롯한 여러 부족의 전통 지도자들에게 재원을 제공하고 후원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