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에너지 대책은 원자력"…캐나다, 세계 최대 원전 단지 건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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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타리오주,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추진캐나다가 세계 최대 원자력 발전소 단지를 조성하러 나섰다. 이민자 증가와 전기차 공장 확대 등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2035년으로 예정된 탈탄소 정책에 따른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완공 시 세계 최대 규모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는 4.8기가와트(GW) 규모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설립에 관한 환경평가를 추진한다. 온타리오 주에 있는 원전 단지인 '브루스 파워'에 추가 증축한다. 완공 목표 시점은 2033년께로 추정된다.토드 스미스 온타리오주 에너지 장관은 "신규 원전이 완공되면 매년 48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로 8개를 갖추고 있는 브루스 파워는 온타리오주 전력의 30%를 담당하고 있다. 총 6.2GW에 달하는 전력을 생산한다. 이미 세계 최대 규모를 달성한 것이다. 다만 8개 원자로 중 2개는 설비 노후화로 인해 현재 전면 개보수에 들어간 상태다. 신규 원자로를 건설해 다시 전력 공급량을 늘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온타리오주가 원자력 발전소 증축에 나선 배경엔 탈탄소 정책이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단은 원자력발전밖에 없어서다. 캐나다 정부는 2035년까지 탄소 중립 전력망을 구축하는 것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7년부터 천연가스 발전량을 감축시킨 뒤 2050년에는 완전히 퇴출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4000억달러를 들여 원자력 발전소를 증축하는 것이다. 전력 수요가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전기차를 비롯해 배터리 제조 공정과 제철소 등 제조업에서도 전력 수요가 급증할 거란 설명이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약 7조원을 들여 온타리오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민 정책을 확대하며 온타리오주 인구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늘어난 인구에 맞춰 전력 공급량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2020년대 말까지 온타리오주 인구는 200만명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전력 수요는 88GW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력 생산량인 42GW의 두 배에 달한다.
원자력 발전소를 확장해도 방사능 유출 가능성은 비교적 덜한 편이다. 캐나다는 자체 개발한 CANDU 형식 중수로를 원자력 발전소 증축에 활용해왔다. 삼중수소 제거설비(TRF)가 결합했다. 방사성 물질을 안전하게 저장하는 설비를 갖춘 셈이다.스미스 장관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원자로를 갖고 있다"며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원자력발전소는 필수다"라고 했다.
반면 캐나다 환경단체에선 원자력발전소 증축 소식에 반발하고 나섰다. 주로 경제성을 근거로 비판했다. 잭 깁슨 온타리오 클린에너지 의장은 "원자력발전보다 더 저렴하고 깨끗한 대안은 많다"며 "건설 기간도 길어서 당장 탄소배출을 절감할 수도 없다. 오대호 풍력발전 단지를 증축해도 캐나다 전력 수요의 100%를 충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