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이웃주민 노예처럼 부린 50대, 항소심서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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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양육 막막" 피고인 호소에 법정구속 유예지적 능력이 낮은 이웃 주민에게 집안일을 시키고 1000만원이 넘는 예금까지 빼앗은 50대가 항소심서 감형됐다.
광주지법 형사2부(김영아 부장판사)는 폭행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A씨(52)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A씨는 2020년 전남 광양시 한 아파트 거주지에서 지적 능력이 낮은 이웃 주민 B씨에게 집안일을 시키고, 일을 제대로 못 한다며 반복해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B씨의 재산을 대신 관리해 준다며, 피해자 일가족의 통장을 모두 받아 29차례 걸쳐 예금액을 인출해 16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적용받았다.
1심 판사는 "범죄에 취약한 피해자를 상대로 죄를 저지르고도 용서받지 못했다"며 징역형을 선고했지만 피해 보상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A씨를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 측의 피해금을 일부 변제해 합의했다"며 감형했으나 여전히 징역형이 유지된 탓에 A씨를 법정구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가 법정에서 "어린 자녀들을 양육할 대책이 없다"고 호소함에 따라 재판부는 형이 확정될 때까지 법정구속을 유예하기로 하고 "양육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