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에 더 잘 팔린다"…편의점에 '가성비 보양식' 총출동 [송영찬의 신통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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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닭백숙·연포탕까지유통업계가 경쟁적으로 오는 11일 초복을 겨냥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올해 예년보다 일찍 무더위가 찾아온데다가 통상 복날 3일 중 초복에 관련 식품 매출이 더 높기 때문이다. 올해는 삼계탕 등 일반적인 복날 보양식 외에도 장어·훈제오리·낙지 연포탕 등 종류가 다양해진 게 큰 특징이다.
편의점, 너도나도 '초복 마케팅'
통닭다리 2개 들어간 닭백숙 vs 양념민물장어구이
6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전날 총 10종의 보양식 간편식 상품을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한 보양식은 △자이언트 인삼 닭백숙 △팔도한끼 보양 삼계죽 △통고기 보양 닭칼국수 등 프리미엄 상품 3종과 도시락, 김밥, 국수, 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으랏차차’ 간편식 7종이다. 6일부터는 훈제오리 활용 도시락, 덮밥, 김밥, 냉채, 샐러드, 초계국수 등의 상품도 출시했다.이번 보양식 상품군의 대표격인 자이언트 인삼 닭백숙은 지름 30㎝ 대형 용기에 ‘2XL’ 크기의 통닭다리 2개가 통째로 들어가 있는 1.2㎏의 대용량 제품이다. 가격은 1만1900원으로 일반 간편식 제품들에 비해 월등히 높지만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가격(1만6423원, 5월 기준)보다 30% 가량 저렴하다는 게 CU 측 설명이다. 맵쌀, 인삼, 마늘 등이 모두 들어가있는데 반해 조리는 전자레인지에 10분만 돌리면 돼서 초복을 맞아 가정에서 삼계탕을 즐기려는 수요를 겨냥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장어로 맞섰다. 세븐일레븐은 오는 11일 ‘민물장어&훈제오리도시락’, ‘양념민물장어구이’를 출시한다. 최근 일본식 장어덮밥인 히쓰마부시에 열광하는 2030세대 젊은층을 겨냥했다. 특히 민물장어&훈제오리도시락의 경우 초생강과 락교를 동봉해 히쓰마부시처럼 즐길 수 있도록 했고, 양념민물장어구이는 200g의 장어로만 구성해 장어초밥, 장어계란말이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모디슈머(자기 뜻대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것이다. 이마트24는 오는 12일부터 ‘장어계란말이덮밥’을 출시한다. 민물장어를 활용한 세븐일레븐과 달리 바다장어를 활용한 제품이란 게 특징이다.유명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협업)으로 승부수를 본 곳도 있다. GS25는 오는 11일부터 양념치킨 브랜드 페리카나와 손잡고 ‘페리카나양념&마늘치킨김밥’, ‘페리카나마늘치킨&치밥’, ‘페리카나파닭샐러드’ 등 3종을 출시한다. 오는 18일엔 도시락과 버거 상품도 내놓는다. 이마트24는 서울 합정동의 일본식 라멘 전문점 ‘라무라’와 손잡고 ‘레드치킨더빅삼각김밥’, ‘블랙찜닭도시락’, ‘레드치킨버거’ 등을 출시한다. 오는 18일까진 ‘초벌민물장어구이’와 ‘낙지연포탕’을 택배 예약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보양식 매출, 중복·말복보단 초복
편의점 업계가 초복을 닷새 가량 앞두고 경쟁적으로 보양식 제품을 출시하는 이유는 복날 3일 중 초복이 가장 보양식이 잘 팔리는 날이어서다. CU에 따르면 지난해 3일의 복날 매출 중 초복이 차지한 비중이 56.1%로 중복(23.9%)과 말복(20.0%)을 합친 것보다 컸다. 초복이 본격적인 여름과 무더위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날인 만큼 중복과 말복보다 보양식 구매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1인 가구가 늘어난 것도 큰 원인이다. 최근 1인 가구가 크게 늘어난데다가 외식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보양식에서조차 ‘가성비’ 제품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해 삼복 기간(7월16일~8월15일) 보양식 상품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5% 늘었다. 지난해 CU의 여름철 보양식 매출은 전년대비 30.8% 늘었다. 지난 2020년(14.0%), 2021년(21.1%)에 비해 매출 신장률이 큰 폭으로 뛴 것이다.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물가 상승의 여파로 보양식도 편의점에서 알뜰하고 간편하게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