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콜롬비아' 아이티전 중원 지소연·조소현·이금민 나설까

월드컵 앞두고 열리는 아이티와 마지막 국내 평가전에는 지소연(수원FC)-조소현(토트넘)-이금민(브라이턴)으로 이어지는 여자축구 최고의 중원 조합이 가동될까.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다음 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아이티전을 앞두고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7일 마지막 점검 작업에 나섰다. 선수들은 지난달 18일 소집해 '고강도 훈련'을 천명한 벨 감독의 지도 아래 벌써 20일째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나서는 23인의 최종 명단을 지난 5일 확정한 터라, 벨 감독은 체력 훈련에 앞서 전술·전략을 중점적으로 다졌다.

23명에 더해 예비 멤버로 호주로 함께 떠나는 이은영(고려대)·고유나(화천 KSPO), 아이티전까지 훈련에 참여하는 골키퍼 최예슬(창녕WFC), 17세 이하(U-17) 자원 원주은·권다은(이상 울산 현대고)까지 28명이 그라운드에서 벨 감독의 지시에 귀를 쫑긋 세웠다.
지난 2월 영국에서 열린 아널드클라크컵에서 유럽 강호들을 상대로 포백도 꺼냈던 벨 감독은 이날에는 주로 사용하던 스리백에 근간을 둔 포메이션을 지시하며 선수들의 위치, 동선을 잡아줬다.

특정 지역으로 공이 이동할 때마다 근처에 있는 선수들이 어떤 방식으로 압박하고 움직여야 하는지 설명하는 데 훈련 초반 20분을 모두 할애했다.

벨 감독은 지난 4월 11일 잠비아와 평가전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한 이금민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뒀다.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44경기를 소화한 베테랑 지소연, 조소현이 인근에서 이금민과 함께 움직이며 동선을 맞췄다.

세 선수는 모두 '영국파'로 묶인다.

이금민과 조소현은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에서 뛰고 있고, 우리나라 여자축구 간판 지소연도 2014년부터 첼시 위민(잉글랜드)에서 뛰다가 지난해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이들은 대표팀에서 가장 커리어가 뛰어난 미드필더로 꼽힌다.
셋의 A매치 출전 경기를 합치면 368경기나 되지만, 올해 들어 국제전에서 이들의 조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 4월 열린 잠비아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는 지소연이 부상 탓에 뛰지 못했고, 아널드클라크컵 기간에는 조소현이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는 투톱 중에서도 왼쪽 최전방에 위치해 동료들의 움직임을 맞췄다.

벨호와 맞붙는 중남미 국가 아이티는 '가상 콜롬비아'다.

2015 캐나다 대회 이후 8년 만에 16강 진출을 노리는 벨호로서는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따는 게 '16강행 로드맵'의 핵심일 수밖에 없다.

이 경기를 마치고 10일 '결전의 땅' 호주로 떠나는 대표팀은 11일 하루 쉬고 25일 콜롬비아전까지 매일 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다진다. 16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의 강호 네덜란드와 현지에서 비공개 평가전을 치른 후 25일 조별리그 H조 1차전 상대 콜롬비아와 맞붙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