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다, 스레드" 하루 새 3000만명 가입…빌 게이츠도 계정 열어

사진=더버지

출시 전부터 ‘트위터 대항마’로 주목받은 메타의 새 소셜미디어(SNS) ‘스레드’가 초반부터 가입자 봇물이 터지며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출시 하루 만에 3000만개가 넘는 계정이 열리며 애플 앱스토어 1위에 올랐다. 빌 게이츠와 제니퍼 로페즈 등 트위터에 수천만명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인사들도 스레드에 둥지를 틀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스레드 가입자가 3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출시 후 16시간 만이다. 가입자가 몰리면서 이날 오전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1위에 올랐다.

스레드는 인스타그램과 연동된다. 인스타 가입자는 해당 계정 그대로 스레드를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앱을 다운로드받으면 인스타 계정으로 자동 가입된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억명이다. 3억6000만명 정도인 트위터보다 6배 이상 큰 규모다. 스레드가 시작부터 트위터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서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도 스레드 계정을 열었다. 그는 “스레드 앱에 뛰어들게 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트위터에서 가장 많은 팔로어(6290만명)를 거느린 유명인사 중 한 명이다. 유명 방송진행자 엘런 디제너러스(7540만명)와 가수 제니퍼 로페즈(4490만명), 오프라 윈프리(4220만명)도 계정을 열었다.

스레드는 작년 10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추진한 대규모 감원과 여러 정책변화 등에 실망해 떠난 이용자와 광고주들을 겨냥해 개발됐다. 텍스트 기반으로 메시지를 올려 팔로워들과 소통하는 방식이 트위터와 비슷하다. 글은 한 게시물당 500자까지 쓸 수 있다. 사진은 물론 동영상도 최대 5분 분량까지 올릴 수 있다. 다만, 트위터 인기 있는 기능인 해시태그가 없고, 개별 연락할 수 있는 다이렉트 메시지(DM) 기능은 없다. PC용 웹 사이트가 없고 앱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다. 인스타와 연계돼 있어 스레드 계정을 없애려면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해야 한다.

스레드에는 아직 유료 광고가 없지만 많은 브랜드가 이미 합류했다. 인스타그램의 책임자 아담 모세리는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스레드가 확장될 수 있다면 광고는 ‘샴페인 문제(champagne problem)”라고 말했다. 샴페인 문제란 선택지가 많아서 행복한 고민을 하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스레드는 출시 직전 저커버그와 머스크가 설전을 벌인 도화선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 간의 격투기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됐고, 스레드 홍보에 도움을 줬다.

머스크는 지난달 21일 한 트위터 이용자의 스레드 관련 질문을 받고 스레드를 비꼬는 발언을 했다. 이에 또 다른 사용자가 저커버그의 주짓수 훈련을 언급하며 조심하라고 하자 “나는 철창 싸움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 소식을 들은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 “장소를 대라”라는 메시지를 올렸고, 머스크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맞대응하면서 화제가 됐다.

저커버그는 가입자 수를 직접 알리고 11년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트위터 계정에 ‘넌 뭐야’라는 뜻으로 통용되는 ‘가짜 스파이더맨’ 밈을 올리는 등 의도적으로 머스크를 자극하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반면, 머스크는 스레드 출시 이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