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부른 투자…'이 솔루션'에 뭉칫돈 몰린 이유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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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 관리는 실질적인 규제 시행이 예고되며 당면한 산업계 과제가 됐습니다. 기민한 대응에 나서는 업체는 많지 않습니다. 탄소배출의 새로운 관리 체계로 떠오른 ‘MRV’ 솔루션은 많은 투자금이 유치되는 분야입니다. 스타트업 오후두시랩의 오광명 창업자가 국내외 MRV 시장의 동향과 효용성을 한경 긱스(Geeks)에서 해설합니다.
온실가스, 지구온난화 등으로 대표되던 기후변화는 이제 ‘변화’를 넘어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기후위기를 둘러싸고 기후위기론자, 기후변화 부정론자, 환경낙관론자 등은 서로 다른 논리와 주장들을 펼치며 대립하고 있는 양상이다.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국제적 영향력이 큰 주요 경제권역에서 경제 헤게모니를 새롭게 재확립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미 ‘탄소’를 지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가 바로 그것이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자국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 및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로, 2026년부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시행일 전까지의 전환 기간에는 탄소 배출량 보고에 대한 의무가 주어진다.
에너지는 유럽 역사에서 언제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과거 유럽은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친 후 또다시 같은 역내 전쟁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동체를 구성하고,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1951년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 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를 체결한 바 있다. 현재 유럽은 분열된 공동체의 재건과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탄소 규제를 앞세우고 있다. 다시 한번 유럽 국가들 연합의 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에 더해, 미국과의 주도권 경쟁으로 인한 기후금융 패권 전쟁이 발발하면서 기후 위기와 탄소 규제는 국제적 이슈로 자리 잡게 됐다. 사실상 기후 위기의 원인이 탄소 때문인가, 아닌가는 더 이상 중요한 논점이 아니다. 탄소 규제는 이미 시작됐으며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
탄소 배출량 관리도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능한 영역이다. 기업의 탄소 배출량 역시 현시점의 데이터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해야 한다. 동종 업계 대비 높은 배출량을 가진 부분을 개선하고 낮은 배출량을 가진 부분을 강화하면서 기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의 실마리는 정보기술(IT)에서 찾을 수 있다. 첨단 IT 기술의 도입은 수많은 영역에서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을 혁신해왔다. 탄소 분야 역시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업의 친환경 경영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탄소중립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 디지털 MRV(Measurement‧Reporting‧Verification, 측정‧보고‧검증) 툴의 도입은 탄소 분야에 IT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전환의 대표적인 사례다. MRV 툴은 기업이 탄소 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보고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은 MRV 툴을 통해 파악한 배출량 수준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ESG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미래 산업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전문인력 중심이었던 과거의 탄소 관리 방안과 비교할 때, 디지털 MRV 툴이 갖는 강점은 명확하다. IT 기술을 접목해 복잡한 탄소 배출원 처리를 간소화하고, 다양한 종류의 보고 양식을 단일 데이터 입력으로 대응할 수 있다. 전통적인 방식 대비 비용도 저렴해 대기업의 비용 절감은 물론, 높은 비용으로 탄소중립 이슈에 대응할 수 없었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도 효과적으로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추적 관리하여 장기적인 탄소중립 대응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국내에서도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첨단 IT 기술을 도입해 효율적인 탄소중립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MRV 툴은 탄소중립 이슈에 직접적으로 맞닿은 규제 분야뿐만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자발적 섹터 기업들, 탄소중립을 시작하고 싶으나 인적·경제적 여건이 부족해 망설이고 있는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시작할 수 있게 돕는 핵심 도구 역할을 수행한다. 탄소배출 관리를 선제적으로 시작해야 시장 내 경쟁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만큼, 작은 규모의 기업까지 탄소 관리를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은 국내 산업 경제에 큰 기회로 작용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오후두시랩 역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까지 탄소 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다. IT 기술이 기후 문제 해소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머신러닝과 AI 기술 등을 접목해 MRV 툴의 품질을 고도화하는 한편, 비전문가도 사전 지식 없이 곧바로 편리하게 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제는 탄소중립 관점에서 기업 활동을 조망해야 할 때다. 국제사회의 규제 리스크 대응은 물론 기업 브랜딩 차원에서도 탄소중립은 반드시 다뤄내야 할 중요한 과제다. ERP 시스템의 성공적인 안착 사례와 같이, 기업들은 디지털 MRV 툴을 적극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동시에, 친환경 노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동참을 유도하면서 ESG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
탄소중립 이슈는, 단지 지구환경 보호에 그치는 것이 아닌, 기업 생태계 전반을 뒤흔들 거대한 변화이다. 이슈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응이 없다면 기업은 생산단가 인상, 공급망 배제, 투자유치 난관 등의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탄소중립이 기업이 당면할 수 있는 직접적 위협 요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탄소 배출량 관리는 수많은 환경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방법의 하나다. 특정 기업, 일부 단체들만의 노력이 아닌 사회 경제 주체 모두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기업들은 전자저울과 같은 MRV 툴을 사용한 측정은 물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다양한 방면에서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 저감을 통해 리스크에 사전 대비해야 다가올 미래를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국제무대에서 도태된 후 시작하기에는 늦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글로벌 시장 진출의 확대, 국가 경쟁력 확보의 기회를 만들고, 종국에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기후 위기를 기후 ‘기회’로 만드는 시간,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오광명 오후두시랩 각자대표
△KAIST 산업디자인 학사·박사
△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
△인제대학교 디자인엔지니어링학과 조교수
△CLO Virtual Fashion 이사
온실가스, 지구온난화 등으로 대표되던 기후변화는 이제 ‘변화’를 넘어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기후위기를 둘러싸고 기후위기론자, 기후변화 부정론자, 환경낙관론자 등은 서로 다른 논리와 주장들을 펼치며 대립하고 있는 양상이다.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국제적 영향력이 큰 주요 경제권역에서 경제 헤게모니를 새롭게 재확립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미 ‘탄소’를 지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가 바로 그것이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자국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 및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로, 2026년부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시행일 전까지의 전환 기간에는 탄소 배출량 보고에 대한 의무가 주어진다.
에너지는 유럽 역사에서 언제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과거 유럽은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친 후 또다시 같은 역내 전쟁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동체를 구성하고,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1951년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 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를 체결한 바 있다. 현재 유럽은 분열된 공동체의 재건과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탄소 규제를 앞세우고 있다. 다시 한번 유럽 국가들 연합의 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에 더해, 미국과의 주도권 경쟁으로 인한 기후금융 패권 전쟁이 발발하면서 기후 위기와 탄소 규제는 국제적 이슈로 자리 잡게 됐다. 사실상 기후 위기의 원인이 탄소 때문인가, 아닌가는 더 이상 중요한 논점이 아니다. 탄소 규제는 이미 시작됐으며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
탄소배출 MRV, ESG 정책 대응 중심에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몸무게에 차등을 두어 당장 건강보험료를 올린다고 가정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몸무게를 줄일 수 없다. 전자저울을 사서 매일 몸무게를 기록하고, 체중의 증감 추이를 모니터링 해야한다. 체질검사도 진행해야 하며 비슷한 연령, 성별, 직업군 등의 평균 데이터와 비교해서 어느 부위를 공략하는 것이 체중 감량에 가장 효과적인지도 분석해야 한다.탄소 배출량 관리도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능한 영역이다. 기업의 탄소 배출량 역시 현시점의 데이터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해야 한다. 동종 업계 대비 높은 배출량을 가진 부분을 개선하고 낮은 배출량을 가진 부분을 강화하면서 기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의 실마리는 정보기술(IT)에서 찾을 수 있다. 첨단 IT 기술의 도입은 수많은 영역에서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을 혁신해왔다. 탄소 분야 역시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업의 친환경 경영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탄소중립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 디지털 MRV(Measurement‧Reporting‧Verification, 측정‧보고‧검증) 툴의 도입은 탄소 분야에 IT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전환의 대표적인 사례다. MRV 툴은 기업이 탄소 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보고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은 MRV 툴을 통해 파악한 배출량 수준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ESG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미래 산업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전문인력 중심이었던 과거의 탄소 관리 방안과 비교할 때, 디지털 MRV 툴이 갖는 강점은 명확하다. IT 기술을 접목해 복잡한 탄소 배출원 처리를 간소화하고, 다양한 종류의 보고 양식을 단일 데이터 입력으로 대응할 수 있다. 전통적인 방식 대비 비용도 저렴해 대기업의 비용 절감은 물론, 높은 비용으로 탄소중립 이슈에 대응할 수 없었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도 효과적으로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추적 관리하여 장기적인 탄소중립 대응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1000억원대 투자금 몰리는 탄소 솔루션
일찍이 탄소중립 대응에 나섰던 해외에서도 MRV 툴을 비롯한 첨단 IT 기술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영국의 인공지능(AI) 건물 관리 솔루션 기업 인포그리드는 건물에서 발생한 에너지 사용량 및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추적하여 부동산의 지속가능성 수준을 측정하고 운영 비용 감축을 돕고 있다. 덴마크 기업 제로노스는 해운 분야에 MRV 기술을 접목, 부정기선 운송 산업의 운영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을 제공해 친환경 물류 생태계 구축에 일조하고 있다.해외 벤처캐피털(VC) 시장 역시 MRV 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탄소 회계 솔루션 제공 기업인 펄세포니와 스위프, 워터쉐드는 각각 1억100만달러(약 1314억원), 9990만달러(약 1299억원), 8400만달러(약 1092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미래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국내에서도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첨단 IT 기술을 도입해 효율적인 탄소중립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MRV 툴은 탄소중립 이슈에 직접적으로 맞닿은 규제 분야뿐만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자발적 섹터 기업들, 탄소중립을 시작하고 싶으나 인적·경제적 여건이 부족해 망설이고 있는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시작할 수 있게 돕는 핵심 도구 역할을 수행한다. 탄소배출 관리를 선제적으로 시작해야 시장 내 경쟁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만큼, 작은 규모의 기업까지 탄소 관리를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은 국내 산업 경제에 큰 기회로 작용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오후두시랩 역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까지 탄소 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다. IT 기술이 기후 문제 해소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머신러닝과 AI 기술 등을 접목해 MRV 툴의 품질을 고도화하는 한편, 비전문가도 사전 지식 없이 곧바로 편리하게 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탄소배출의 골든타임
과거 기업들은 재무 및 인사 등과 같은 기업 활동 전반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전사적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자금 집행과 인사관리는 물론 기업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보들에 대한 빠른 공유와 의사결정을 도우며 업무 효율의 극대화와 체계적인 기업 관리를 이룰 수 있게 됐다.이제는 탄소중립 관점에서 기업 활동을 조망해야 할 때다. 국제사회의 규제 리스크 대응은 물론 기업 브랜딩 차원에서도 탄소중립은 반드시 다뤄내야 할 중요한 과제다. ERP 시스템의 성공적인 안착 사례와 같이, 기업들은 디지털 MRV 툴을 적극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동시에, 친환경 노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동참을 유도하면서 ESG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
탄소중립 이슈는, 단지 지구환경 보호에 그치는 것이 아닌, 기업 생태계 전반을 뒤흔들 거대한 변화이다. 이슈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응이 없다면 기업은 생산단가 인상, 공급망 배제, 투자유치 난관 등의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탄소중립이 기업이 당면할 수 있는 직접적 위협 요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탄소 배출량 관리는 수많은 환경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방법의 하나다. 특정 기업, 일부 단체들만의 노력이 아닌 사회 경제 주체 모두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기업들은 전자저울과 같은 MRV 툴을 사용한 측정은 물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다양한 방면에서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 저감을 통해 리스크에 사전 대비해야 다가올 미래를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국제무대에서 도태된 후 시작하기에는 늦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글로벌 시장 진출의 확대, 국가 경쟁력 확보의 기회를 만들고, 종국에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기후 위기를 기후 ‘기회’로 만드는 시간,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오광명 오후두시랩 각자대표
△KAIST 산업디자인 학사·박사
△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
△인제대학교 디자인엔지니어링학과 조교수
△CLO Virtual Fashion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