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 5500만원 베팅…"7000만원 됐어요"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포스코인터 올 들어 114% 급등
5500만원 투자한 40대 직장인
9년5개월 만에 1500만원 수익

하나증권 “2분기 영업이익 10% 증가”
목표주가 5만4000원으로 상향
여기 주식 투자 경력 16년11개월의 ‘개미(개인 투자자)’가 있다. 그는 인천 백령도 군 복무 시절 주식 관련 책을 즐기다가 대학생 때 ‘초심자의 행운’으로 100% 이상 수익률을 맛본 뒤 상장폐지부터 전문가 단톡방 사기 등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전투개미’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다’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편집자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기업에 다니는 40대 직장인 김초보(가명) 과장은 요즘 발걸음이 가볍다. 30대에 입사해 회사 비전을 믿고 약 55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해 9년5개월간 마음고생했는데, 드디어 주식 계좌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그가 산 종목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하 포스코인터). 2014년 2월 첫 매수를 시작해 중간중간 ‘물타기’(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 평균 단가를 낮추는 것)했다. 현재 그의 잔고엔 매수단가 3만8706원, 주식 수 1470주로 찍힌다. 투자금액 5689만원이 7093만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그는 “애사심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매도 시기는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의 14일 주가는 4만8450원. 연초 대비 114.38% 급등했다. 본 기자 코너에서도 <포스코그룹株 불기둥인데…포스코인터내셔널 주가는 ‘미생’>이라는 제목으로 다룬 적이 있다. 지난 4월 17일 기사(4월 14일 2만6500원)가 나온 뒤 거래량이 폭발하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14일 김초보 과장의 주식 계좌 잔고. 독자 제공

신성장동력은 재생에너지·모빌리티·2차전지·바이오

1967년 3월 22일 설립된 포스코인터는 80여 개 해외 네트워크와 마케팅 전문역량을 기반으로 에너지·철강·식량·부품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 1월엔 포스코에너지와의 합병을 통해 액화천연가스(LNG) 밸류체인을 완성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또 포스코그룹의 조달 창구와 미래 투자사업의 첨병 역할을 하며 전통적인 무역상사에서 글로벌 종합사업회사로 진화하고 있다. 다년간의 구조조정을 거친 트레이딩사업은 고마진 제품 위주로 라인업을 재편했으며, 에너지 사업은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식량사업은 영농사업 위주로 확장할 계획을 하고 있으며, 구동모터코아(친환경차 모터의 핵심부품) 등 소재 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다.
지난달 28일 광양 LNG터미널을 방문한 포스코인터내셔널 이사회(왼쪽 다섯번째 정탁 부회장). 한경 DB
신성장동력은 재생에너지/수소와 2차전지, 모빌리티, 식량, 바이오가 꼽힌다. 먼저 재생에너지/수소 분야는 해외 협력을 통해 해상풍력 확대 기반을 구축하고(전남 해상풍력 300㎿ 규모 등) 수소·암모니아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미래 그린 에너지 사업을 선도한다는 구상이다. 회사 측은 청정 수소·암모니아 공급사로도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또 저탄소 조업 전환 환경을 대비해 철강제품뿐만 아니라 그룹의 안정적인 2차전지 소재 원료 조달 창구 역할도 다짐하고 있다.

모빌리티에선 친환경 미래차의 구동계 핵심부품 제조사로서 연계부품 생산 내재화를 통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인터는 자회사로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지분 100%)을 두고 있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2021년 매출 1조1795억원, 영업이익 415억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다. 올해는 매출 1조5800억원, 영업이익 560억원이 예상된다. 포항을 비롯해 전국에 9개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초극박 스테인리스 정밀재, 수소연료전지 금속분리판 등이 주요 사업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통합 비전선포식 축하공연 모습. 포스코인터 제공

현금성 자산 1조4600억원…“올해 영업이익 1조1984억”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4600억원이며, 부동산 자산은 포스코타워송도 지분을 60% 보유했다. 이는 장부가 기준 1800억원 정도다. 총주식 수 1억7592만2788주 중 최대주주는 포스코홀딩스로 지분 70.71%(1억2439만6358주)를 보유했다. 국민연금이 5.90%(1037만943주), 자사주는 3.28%(576만9021주)다. 외국인 지분율은 5.54%로 유통 물량은 약 15%가 안 된다. 14일 기준 시가총액은 8조5235억원이다.

주주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15일 포스코인터 관계자는 “올해 초 IR(기업설명) 임원을 영입하고 인원도 두 배로 보강했다”며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경영진 판단에 따라 IR그룹을 IR실로 확대 개편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환원을 위한 중기 배당정책을 연내 발표할 예정”이라며 “투자계획 및 자금수지를 고려해 자사주 활용·매입·소각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24일엔 2분기 기업설명회를 연다.
포스코인터 주가 월봉 그래프.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 9조4000억원(전년 대비 15.3% 감소), 영업이익 3529억원(10.1% 증가)을 예상한다”고 했다. 그는 “미얀마 가스전 실적은 투자비 회수비율이 계절적으로 2분기에 극대화되기 때문에 양호한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철강은 풍력 등 친환경 소재 중심 마진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특히 “모회사(포스코홀딩스)가 2차전지 소재 및 원료 생산 능력을 키우기로 했기에 상사 기업으로서 역할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 상승에 대해선 “중장기 계획이 선반영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투자 방향과 목표가 명확하고 자체 자금 조달 능력도 충분해 높은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이 정당화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매출은 35조2348억원, 영업이익은 1조1984억원을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5만4000원으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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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