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1%대 성장에 주저앉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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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저성장 고착화 우려지난 4일 발표된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4%로 지난해 12월 전망치 1.6%보다 낮다. 한국 경제가 1962년 경제개발계획 시작 후 위기 기간이 아닌데도 1%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 될 전망이다. 1998년, 2009년, 2020년에 각각 석유파동,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로 저성장을 기록했다. 그 외에는 1962~1991년 평균 9.8% 고성장, 1992~2011년 평균 5.6% 중성장을 기록했고 2012~2022년은 평균 2.6% 저성장을 지속했다.
규제 혁파·세금 인하 등 총력전을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6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엔데믹에 힘입어 지난 3월 전망에 비해 상향 조정했는데 한국의 성장률 전망은 오히려 낮췄다. 소득이 높으면 성장률이 낮기도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2022년 1인당 국민소득이 6만달러인 미국의 성장률을 1.6%로, 한국보다 높게 전망하고 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부터 대만에 추월당하기 시작했다. 장기 저성장이 고착하기 전에 보다 근본적인 개혁과 성장동력 확충이 필요한 기로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특히 내년 4월엔 총선이 있다. 저성장은 필연적으로 일자리 문제를 초래한다. 3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청년(15~29세) 취업자 400만5000명 가운데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104만3000명(26.0%)으로 집계됐다. 청년 비(非)경제활동인구 중 학업, 취업 준비 등의 활동 없이 그냥 ‘쉬고 있다’는 청년도 약 39만 명에 달한다. 일자리 구하기를 아예 포기하거나 일자리가 있어도 단기 아르바이트가 이렇게 많으면 총선을 앞두고 정치·사회적인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저성장은 전년 대비 수출 6.6% 감소, 설비투자 1.2% 감소에 건설투자와 민간소비도 부진한 데 따른 결과다. 6월에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수출 감소세 지속으로 무역수지가 지난해 3월 이후 장기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데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 통상정책이 뚜렷하게 눈에 띄지 않는다.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원화의 대(對)엔화, 대(對)위안화 환율이 급락하고 있어도 속수무책이다. ‘1호 영업사원’ 대통령 혼자서 중동으로 동남아시아로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투자 증대를 위한 규제 혁파, 세금 인하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투자 막는 킬러 규제 걷어내라”고 할 정도로 규제 혁파는 되지 않고 있다. 산안법, 화관법, 화평법이 거론되지만 여소야대 국회에서 개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므로 시행령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규제 혁파를 총동원해야 한다. 네거티브 규제제도 도입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각종 기득권의 반발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안 되고 있다. 노동개혁은 노조회계 투명성 수사 등 일정 부분 진전을 보이지만 투자 회복은 요원하다. 세금을 낮추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건설투자는 회복은커녕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악법으로 비난받은 임대차 3법도 그대로여서 역전세난으로 난리인 실정이다.
‘패스트 팔로’에서 ‘퍼스트 무버’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문 정부가 남긴 반시장적 좌파정책의 폐해와 잔재를 청산하고 투자혁신 성장정책으로 나아가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한 때다. 반세계화 시대에는 제조업 수출만으론 한계가 있다. 금융 교육 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해 고급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