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NATO 정상회의 참석…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발판 삼아야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순방길에 오른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한국 대통령으로는 14년 만에 폴란드를 ‘국빈급’으로 방문하는 4박6일 일정이다. 윤 대통령의 NATO 정상회의 참석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 외교의 지평을 북미·유럽 집단방위 체제인 NATO로 넓혔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견인하는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 발휘되길 바란다.

이번 순방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특히 방산, 원전, 인프라, 2차전지 등 분야에서 폴란드와의 협력 확대에 경제계의 기대가 크다. 한·폴란드 정상회담에선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위한 협력 방안도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는 재건사업의 전초기지로 꼽힌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 불투명한데도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주요 국가와 기업들은 ‘21세기 마셜플랜’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소형모듈원전(SMR), 모듈러(조립식) 주택, 도로 등을 수주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지원 확대 여부도 주목된다. 미국을 비롯한 NATO 회원국들은 경제 규모에 걸맞은 한국의 기여를 요구하고 있다. 기왕의 인도적 지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보다 적극적으로 기여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기여한 만큼 대접받는 건 국제관계의 기본이다.

향후 발주될 막대한 규모의 재건사업 역시 기여한 정도에 따라 ‘파이’가 돌아갈 공산이 크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파괴된 인프라를 복구하는 ‘리빌딩’을 넘어 산업·금융·교육·문화 등 사회 전반의 시스템까지 업그레이드하는 ‘뉴빌딩’을 계획 중이다. 총 재건사업 규모는 9000억달러(약 117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가치 외교라는 한국 외교의 원칙으로 보나, 기대되는 경제적 이익으로 보나 외교 총력전을 펼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