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종류 메타버스 잇달아 선보인 LG유플러스…"꾸준히 쓸 수 있는 서비스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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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구 웹3사업개발랩장 인터뷰LG유플러스는 올해 들어 메타버스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SK텔레콤이 이프랜드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고 KT도 지니버스를 내놓은 것과 비교하면 다소 느린 행보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두 회사와 확연히 다른 방향을 보인다. 이 회사는 세 종류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올해 잇달아 내놨다. 어린이 대상 ‘키즈토피아’와 기업용 서비스 ‘메타슬랩’, 대학생 대상 ‘유버스’ 등이다.10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만난 김민구 웹3사업개발랩장(담당·사진)은 “메타버스의 목적성이 명확해야 한다”며 “이용자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플랫폼을 만들려면 타깃을 줄이더라도 버티컬 서비스를 만드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키즈토피아, AI캐릭터와 대화
메타슬랩, 임직원 양방향 소통
그는 특정한 사용자를 겨냥해 성공한 버티컬 메타버스 서비스로 로블록스와 제페토를 꼽았다. 로블록스는 아이들, 제페토는 10대 이용자에 초점을 잡고 학습과 창작자 생태계 등을 결합했다는 설명이다. 김 담당은 “단순히 공간을 디지털로 확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려고 했다”며 “이렇게 나온 게 키즈토피아와 메타슬랩 같은 서비스”라고 말했다.
메타슬랩은 메타버스와 하이파이브 의성어인 슬랩의 합성이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직원들이 즐겁게 소통하는 업무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회의나 자료 공유 등은 물론 가상의 오피스 공간에서 임직원이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출근하며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동료와 인사를 나눌 수 있는 로비 공간과 소속 조직원들이 모여 업무를 진행하는 오피스, 혼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1인 좌석, 회의·토론이 가능한 팀 테이블과 미팅룸,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는 타운홀 공간 등으로 구분됐다. 지난달부터 신청한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체험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김 담당은 “코로나19 엔데믹이 시작됐지만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이어질 것”이라며 “비대면 근무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개선하고 오프라인 근무의 장점을 수용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용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서비스를 개선해 연내 정식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키즈토피아는 3차원(3D) 가상 공간에서 AI 캐릭터와 대화하고 학습할 수 있는 어린이 특화 메타버스 서비스다. 지난 3월 한국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최근 영어 서비스를 도입했다. 단순한 영문 버전이 아닌 생성 AI를 활용해 AI 캐릭터와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화할 수 있다. 영어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도 주요 고객인 셈이다.
김 담당은 “가상 공간에서 다른 친구들과 만나 노는 것은 물론 AI 친구와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영어 공부까지 가능하다”며 “생성 AI를 활용하면 캐릭터가 실제 사람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12세 이하 어린이들이 주요 이용자인 만큼 안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AI 캐릭터가 비속어 등 부정적인 감정은 표현하지 않도록 설정했다. 채팅은 전체 공개 채팅만 할 수 있고 음성 채팅도 최대 4명까지 파티를 맺은 뒤에만 가능하다. 김 담당은 “세이프티 기능은 최대한 강하게 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휴대폰의 UUID를 기반으로 신고가 누적된 악성 이용자는 휴대폰을 바꾸지 않는 한 가입이 불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이달에 영어마을과 낚시 공간 등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다. 김 담당은 “서비스 성공을 위해 중요하게 보는 지표가 사용 시간과 재방문율”이라며 “일회성으로 소비하는 콘텐츠 외에도 다양한 보상 시스템과 퀴즈 풀기, 친구들과 놀 수 있는 게임 등 새로운 경험을 지속해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