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간 비 오락가락…신선식품 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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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대응나선 산지·유통가“비가 오기 전에 빨리 복숭아를 따놔야 합니다. 과일이 수분을 머금으면 당도가 급격히 떨어지거든요.”
복숭아 생산량 작년比 10%↓
5월엔 이상저온, 6월엔 우박
산지도 마트도 "당도 지켜라"
10일 찾은 경북 청도군의 한 복숭아밭. 청도는 국내 복숭아의 20%가 생산되는 주요 산지다. 이곳에서 2대째 복숭아밭을 관리 중인 김영길 씨(45)는 오후부터 세찬 비가 온다는 소식에 새벽 6시부터 분주하게 복숭아를 수확하고 있었다.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여름철 이상기후에 산지는 물론 유통업계에서도 신선식품 품질 관리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변덕스러운 날씨로 수확에 차질이 생기거나 과일의 당도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평년보다 이른 장마와 ‘스콜성 강우’로 수확량이 줄어든 여름 제철 과일의 가격이 평년 대비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작년보다 비싸진 복숭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올해 복숭아 생산량은 작년보다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복숭아꽃이 피어야 하는 5월에 이상 저온으로 꽃이 얼어버렸고, 지난달 중순에는 충북·경북 등 복숭아 주산지에 우박까지 내렸기 때문이다.이로 인해 복숭아 가격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이달 백도(상품)의 도매가격은 4㎏에 2만∼2만4000원으로 지난해(1만9600원)보다 최대 22.4%, 천도계 복숭아의 일종인 선프레 복숭아는 10㎏에 2만8000∼3만2000원으로 1년 전(2만6600원)보다 최대 20.3% 오를 전망이다.유통업계 관계자는 “7~8월이 제철인 복숭아를 비롯해 수박, 멜론, 참외 등 여름 과일은 장마가 품질을 좌지우지한다”며 “비가 많이 오면 당도가 떨어지는 만큼 긴장감이 높다”고 말했다.
◆“당도 지켜라” 유통업계 분주
청과 바이어들은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산지 직매입 비중을 늘리고 있다. 당도 보장을 위해 최상품 과일을 직접 찾아 나서는 것이다.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고품질의 과일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롯데백화점은 복숭아에 물리적인 충격을 가하지 않고 빛을 쏘는 방식으로 당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계를 보유한 업체와 협업했다. 복숭아 전 상품의 당도를 측정해 장마에도 고당도의 복숭아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현대백화점 ‘H스위트’, 신세계백화점 ‘셀렉트팜’과 같이 지정 산지에서 매입·선별한 프리미엄 과일 코너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신선식품 품질 확보 총력
유통업체들은 과일을 비롯한 신선식품 품질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이마트는 올해 많은 비 예보에 온도, 습도, 산소 및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조절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저장고의 수박 저장 공간을 전년 대비 약 30% 확대했다. 장마 기간 수확철을 맞는 감자의 올해 첫 입고는 예년 대비 5~7일 앞당겼다. 단호박도 입고 시기를 2주 정도 앞당겼다.편의점업계는 식품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신선식품의 유통기한을 축소 조정했다. 편의점 CU는 지난달부터 ‘연세우유 생크림빵’ 8종과 샐러드 제품의 점포 판매 가능일을 기존 3일에서 2일로 변경했다. 유제품 등을 진열하는 개방형 진열대엔 특수 센서를 부착해 적정 온도 범위를 벗어날 경우 자동으로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했다.
한경제/송영찬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