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양평고속道 '역공'…"민주, 前군수 부동산 투기에 동행?"(종합)

'민주당 前 양평군수 원안 종점 땅보유' 보도에 "이런 게 내로남불이고 적반하장"
지도부, 주민투표엔 '시기상조' 기류…"野가짜뉴스 해소된 뒤 전문가 중심 해결"

국민의힘은 10일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하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원안 노선 종점 부근에 민주당 소속 정동균 전 양평군수와 친척들의 땅이 있다는 언론 보도를 부각하며 "적반하장" "내로남불"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여권을 전방위로 공격하는 민주당을 겨냥해 '전 군수 일가 의혹' 카드로 역공을 가하는 모양새다.

방미길에 오른 김기현 대표는 이날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똥볼'을 찬 것"이라고 표현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비꼬았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전직 양평군수의 셀프 특혜 의혹부터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 전 군수 일가는 양평군 옥천면 아신리에 1만여㎡(3천여평)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가 노선 원안상 종점으로부터 1.6㎞가량 거리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김병민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고 따졌고,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런 걸 적반하장이라고 한다"며 민주당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정 전 군수가 현직이었던 2020년 예타(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 직전에 약 3억 5천만원을 들여 이전까지 20여년간 공터로 방치됐던 집 앞 토지 853㎡(258평)를 사들였다는 언론 보도에는 "민주당은 부동산 투기와 동행하려 하는가"(신주호 부대변인) "김의겸 흑석동, 이해찬 나들목에 이은 역대급 부동산 의혹"(백경훈 부대변인)이라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논평이 이어졌다.
노선 변경에 대한 주민투표·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에 지도부는 일부의 의견일 뿐 '시기상조'라며 선을 긋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나 정부에서 주민투표와 관련해 논의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비공개회의에서도 지도부는 "주민투표 등을 통한 급격한 방향 전환이 아니라, 민주당발 가짜뉴스부터 해소한 뒤에 정치인이 아닌 전문가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의견에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당 소속 지역 인사들은 '변경 노선' 관철을 위한 여론전에 팔을 걷어붙인 모습이다.

국민의힘 김선교 여주·양평 당협위원장은 BBS 라디오에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강하에 IC는 분명히 서야 한다"고 강조했고, 당 소속인 전진선 양평군수도 SBS 라디오에서 '강하 IC를 만들면 강상면(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대상지)으로 종점을 빼는 게 맞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거기로 갈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은 사업 백지화 논란의 책임을 민주당으로 거듭 돌렸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서 "거대 야당대표가 이런 사업을 '국정농단'이라 하는데 정부가 무슨 배짱으로 할 수 있겠나"라며 "민주당발 가짜뉴스는 건설 중단을 영구화하는 '대못 박기'가 될 뿐"이라고 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