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北 핵개발 야욕보다 저지하려는 국제사회 의지 더 강해야"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

NATO 참석 전 AP와 인터뷰
"강력한 힘만이 북핵 차단 효과"

네덜란드 등 10여개국과 회담
日 기시다 총리와도 만날 예정
폴란드선 방산·원전 성과 기대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리투아니아, 폴란드 순방을 위해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이날 김 여사는 ‘바이바이 플라스틱 백’이라는 문구가 적힌 에코백(오른쪽 사진)을 들었다. 폐페트병을 활용해 제작된 에코백에는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힙 코리아’라고 적힌 키링이 달렸다. 김범준 기자/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박6일간의 리투아니아, 폴란드 순방을 위해 10일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해 “NATO 회원국,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처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국 A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금은 북한의 핵 개발 의지보다 북한의 핵을 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는 ‘강력한 힘과 억제력을 통한 평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는 북한 핵·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막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북한의 불법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공조를 강조하고자 한다”고 했다.NATO 회의가 열리는 11~12일 중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주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도 별도로 대화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윤 대통령은 소개했다. 지난 9일 대통령실은 기시다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다양한 계기에 바이든 대통령과도 대화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NATO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 간 협력 필요성에 대해 윤 대통령은 “유럽의 사건이 인·태 지역에 실질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치듯, 인·태 지역의 사건도 유럽 국가들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우리는 특정 지역의 안보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의사도 밝혔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 냉각수를 공급하는 카호우카댐이 폭파된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댐 보수를 위한 지원을 했다”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지뢰제거장비, 구급차량 등의 물자 지원도 추진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자유 수호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계속 필요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군 당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수물자 지원을 위해 최근 공군 장거리 전략 수송기 KC-330 시그너스를 폴란드로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NATO는 비확산과 사이버 등 11개 분야에서 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새로운 양자 협력문서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리투아니아에서 NATO 회의와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10여 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마친 12일 오후 폴란드로 이동해 국빈급 공식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13일에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와 방산, 원전, 인프라 등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14일에는 두다 대통령과 함께 양국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바르샤바대에서 미래세대와의 만남 등을 한 뒤 귀국길에 오를 계획이다. 폴란드 순방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등 89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