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20조원 퍼붓더니…日·독일 제치고 '세계 1위' 올랐다

보조금 받고 서방 몰아냈다…車 시장서 '중국몽' 실현되나

두 해 연속 中 토종기업 점유율 절반 넘어
전기차 판매 탑10, 테슬라 제외 전부 中 기업
"日·美 너무 대응 늦어…따라잡기 위해 최선"
WSJ "중국 산업 정책의 또 다른 승리" 평가
차 수출국 1위 오른 中, 이젠 해외도 넘본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외국 제조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시장에 적극 투자한 결실을 중국 토종 기업들이 챙기면서다.

중국승용차협회는 올해 상반기 중국 국내기업의 자동차 도매시장 점유율이 53.91%라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지난해(50.37%)에 이어 두 번 연속 중국 기업이 점유율에서 외국 기업을 앞지른 것이다. 중국 기업이 약진한 데는 폭발적으로 성장한 전기차 시장의 역할이 컸다. 올해 상반기 중국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44% 증가한 350만여 로 추산된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 증가(9%)분의 약 3분의1이 전기·PHEV 차량에서 나왔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오는 2027년 전까지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내연기관차를 앞지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외국 기업들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10대 전기차 판매 브랜드 중에서 해외 기업은 테슬라가 유일했다. "일본, 미국,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모두 초기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우리는 이제 따라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단계에 있다(지난 4월 상하이모터쇼)"는 아오아먀 신지 혼다 최고운영책임자의 발언은 이러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자동차 제조사의 부상을 "고속철도, 태양광 패널, 배터리에 이어 중국 산업 정책의 또 다른 승리"라고 평가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보조금, 충전기 인프라 확대, 외국 법인 규제 등 국가적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를 핵심 축으로 하는 '중국제조 2025' 계획을 2015년 발표했다. 이후 대중교통과 관용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고, 자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보호주의 정책을 펼쳤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중국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기차 부문을 지원하는 데 1조2500억위안(약 220조원)을 썼다고 추산했다.

이제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해외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은 일본(95만4000대)과 독일(83만9000대)를 제치고 99만4000대의 차량을 해외에 수출해 세계 1위 차량 수출국에 올랐다. BYD는 지난 4일 브라질에 30억헤알(약 8000억원)을 투자해 연 최대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 생산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만리장성자동차는 태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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