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 개막…135개국 2천여명 참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기조강연 "인권·존엄성" 강조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가 '위기와 시대와 인류 모두의 권리 보장'을 슬로건으로 1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15일까지 닷새간 열리는 이번 대회는 세계농아인연맹(WFD)·한국농아인협회가 주최하고 세계농아인대회조직위원회·제주도농아인협회가 주관하고 보건복지부와 제주도가 후원한다.

이날 열린 개막식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 이사장)이 기조 강연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우리는 위기의 시기에도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며 "그것은 모든 사람과 우리의 지구를 위한 인권, 포용, 권한 부여, 지속 가능성에 근거한 더 나은 미래"라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이고 활기찬 시민사회는 불가침의 인권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 요소이며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리더들이 책임질 수 있게 하고 필요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엔 헌장과 보조 선언, 1948년에 채택된 세계인권선언에서 희망하는 대로 기본적인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본보기로서 앞장서 주기를 당부한다"며 "여러분의 리더십과 참여로 인해, 나는 우리가 인권을 바탕으로 하고 모든 장애인을 위한 2030년 개발계획의 구현을 강화해 아무도 뒤처지지 않는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세계농아인연맹 소속 135개국 2천여명이 참여해 전 세계 농인의 인권과 교육·문화·예술·수어 등 각국의 실태를 공유하는 자리다. 15일까지 농인과 관련한 6개 주제의 분과 세션, 포스터 세션, 농아인 복지와 수어 관련 전시·공연 등이 이어진다.

12일부터 14일까지 참가자들이 메이지랜드, 제주돌문화공원, 해녀박물관 등을 방문하는 제주문화 탐방 체험활동도 있다.

마지막 날 열리는 폐막식에는 총회 결과 발표 및 결의안 채택, 4년 뒤에 개최되는 제20회 대회 개최국이 발표된다. 부대행사로 제1회 수어로 즐기는 영화 축제가 14일까지 펼쳐진다.

한국과 캐나다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모두의 어떤 차이' 전시회도 열린다.

채태기 한국농아인협회 회장은 "세계농아인대회 개최는 대한민국 농인 공동체의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역사적 순간"이며, "전 세계 농인들이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을 모아 지구촌 발전에 기여하자"고 말했다.

조셉 머레이 세계농아인연맹 회장은 "이번 대회가 농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각국과 연대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서로 치열한 논의와 소통을 통해 위기의 시대에 농인의 미래 지향적 비전을 만들어 보자"고 밝혔다.

세계농아인대회는 농인의 삶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자리로, 1951년부터 4년마다 개최된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한국에서 처음 개최하는 행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