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간부, 공안 단속당한 美컨설팅사 방문…"경영 돕겠다"

WSJ "외자기업들 우려 완화하려는 노력"
중국 공산당 지역 간부가 올해 4월 중국 경찰의 급습으로 미중 갈등의 또 다른 도화선이 된 미국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 사무소를 찾아 회사 운영을 적극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위융 상하이시 징안구 공산당위원회 서기가 5일 자사 상하이 사무소를 방문했다고 10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밝혔다.

위 서기는 베인앤드컴퍼니 중국 지역 책임자인 한웨이원 총재로부터 업체 경영 상황과 그간의 이력, 핵심 업무, 업체의 사회 활동 등을 들은 뒤 미래 전략 계획에 관해 토론했다.

이 자리에서 위 서기는 "징안구는 시종일관 국제화의 방향을 견지해왔고, 컨설팅업을 중점 발전 산업에 넣어 업계의 능력을 높이고 고급 컨설팅 기업군을 형성했다"며 "미래에도 징안구는 기업 위주의 자세로 일류 영업환경을 만들고 기업 발전을 위해 후원하겠다"고 말했다고 베인앤드컴퍼니는 전했다. 다국적 컨설팅기업 베인앤드컴퍼니는 1991년 중국에 진출했고, 2009년 상하이 징안구에 중국 본부를 설치했다.

현재 상하이와 베이징, 홍콩 등 세 곳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직원은 400여명이다.

한웨이원 총재는 베인앤드컴퍼니가 전략, 성과 제고, 조직 개선, 인수·합병(M&A), 사모펀드 등 영역에서 영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상하이는 중국 대외 개방의 고지이자 창구이고, 징안구는 양질의 외자기업 유치에서 늘 앞서왔다"며 "지난 수년 동안 징안구의 영업 환경이 계속 좋아져 베인앤드컴퍼니의 발전 전망에 자신감이 있다"고 답했다.

상하이시 공산당 고위 간부의 이번 방문은 최근 중국 공안당국이 간첩 혐의 등을 적용해 컨설팅업체들을 잇따라 단속해온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베인앤드컴퍼니 같은 컨설팅업체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다국적기업들을 위해 현지 조사를 대행했는데, 중국 당국은 컨설팅업체들이 중국인과 접촉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국가 기밀 노출 등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인식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중국 공안은 3월 미국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의 베이징 사무소를, 4월에는 베인앤드컴퍼니 상하이 사무소를, 5월엔 컨설팅업체 캡비전을 상대로 잇따라 강제수사를 벌였다.

일본 제약사의 한 직원은 간첩죄로 구속되기도 했다.

미국은 중국의 잇단 단속 행위를 문제 삼아왔다.

이달 6∼9일 중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중국과 지적재산권(IP) 문제와 비(非)시장적 정책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과 미국 기업들에 대한 강압적 조치들과 관련해 "엄중한 우려"를 표했다고 밝힌 바 있다.

WSJ는 위 서기의 방문이 외자기업들 사이에서 확산하는 우려를 완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경제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국이 최근 경제 장관들까지 동원해 외자기업 지원 정책을 약속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