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道 대안, 중요 동식물서식지 통과구간 원안의 7분의 1"

국토부 환경평가 초안…"깎고 쌓는 흙의 양은 원안의 70% 수준"
다리·터널 수는 대안이 더 많아…초안 앞부분엔 '강상면 종점 노선'만 명기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방이 격화하고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원안 노선보다 대안 노선이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잠정 결론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울-양평 고속국도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요약문'에 따르면 원안 노선(양서면 종점)보다 대안 노선(강상면 종점)이 환경 보전 측면에서 '타당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예측·평가하는 절차로, 환경부와의 협의로 진행된다.

국토부는 지난해 7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에 착수했다. 지난 1월에는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구성해 평가 항목·범위 등을 결정한 뒤 지난달 평가서 초안을 제출했다.
초안 요약문에 따르면 서식하는 동식물의 보호 가치가 가장 높은 '생태자연도 1등급'을 통과하는 구간은 원안 노선의 경우 약 3.499㎞이고, 대안 노선은 7분의 1 수준인 0.560㎞였다.

대안 노선 채택 시 도로가 멸종 위기인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나 생태통로 등을 덜 지나게 된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철새가 머무는 철새 도래지를 지나는 구간도 원안은 3.56㎞지만, 대안은 1.48㎞로 절반 이하였다.
사업이 자연 상태의 지형을 변형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형변화지수'는 원안이 13.2㎥/㎡, 대안이 8.7㎥/㎡였다.

지형변화지수가 높을수록 지형변화가 많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도로 건설을 위한 토목 공사 작업에서 깎고 쌓으며 다루는 흙의 양인 토공량은 대안이 590만6천422㎥로 원안(835만228㎥)의 71% 수준이었다.

하천을 건너는 다리는 원안·대안 모두 6개씩 건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원안의 경우 남한강 등 국가하천 2곳, 지방하천 4곳에 다리가 놓이며, 대안은 국가하천 1곳, 지방하천 5곳에 설치된다.

상수원 보호구역을 통과하는 구간은 원안이 12.2㎞, 대안이 8.8㎞로 예측됐다.

하천의 생태적 기능 보호와 상수원 수질보전을 위해 엄격한 환경기준이 적용되는 '수변구역'을 통과하는 구간도 원안은 0.62㎞였지만, 대안은 이런 구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 진행 과정에서 건설장비의 소음·진동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원안이 54개, 대안이 39개로 차이가 났다.
다만 전체 구간에서 새로 만들어야 하는 다리와 터널의 수는 대안이 원안보다 더 많았다.

원안은 다리 15개(길이 4천880m), 터널 16개(1만2천330m)였으며, 대안은 다리 26개(4천520m), 터널 19개(1만3천940m)였다.

터널 공사에 따라 하루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터널 폐수도 대안이 1만1천957㎥로 원안(1만790㎥)보다 다소 많았다.

한편, 국토부는 평가서 초안 앞부분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설명하며 대안 노선 관련 내용만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 개요를 설명하는 부분에 국토부는 "서울-양평 고속국도 건설사업은 경기도 하남시 감일동을 시점으로 하고, 양평군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연장 29.0㎞의 왕복 4차로 고속도로를 신설하는 사업임"이라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평가서 개요에는 여러 안을 다 적지 않고, 표기의 용이성을 위해 하나만 적으며, 이후 내용에서는 원안과 대안을 모두 명시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며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