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샵을 히트상품 제조기로"…허연수의 특명

"매력적·차별화 상품에 올인"
'통합 신상품 프로그램' 가동

기획 단계부터 모바일 염두
'脫TV홈쇼핑' 흐름 드라이브
여성용 헤어 스타일러 ‘다이슨 에어랩’은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꼽힐 정도로 히트 상품이다. GS샵이 지난달 이와 기능이 비슷한 미국 가전회사 샤크닌자의 ‘샤크 플렉스타일’을 선보였을 때 업계에선 “GS샵의 소싱 역량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왔다.

다이슨 제품을 확보하기 어려워 비슷한 다른 상품으로 대체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이에 대해 GS샵은 “의도된 전략”이라고 맞받아쳤다. “인지도는 떨어지더라도 상품성이 뛰어난 제품을 선보여 차별화하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전략은 들어맞았다. 이 제품은 TV홈쇼핑, 모바일 등에서 방송 이후 나흘 동안 총 5억원어치의 주문을 받았다. 기능성은 다이슨 에어랩 못지않은데 가격은 20만~30만원 저렴하다는 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샤크 플렉스타일은 샤크닌자가 지난해 9월 다이슨 에어랩의 대항마로 출시한 제품이다. 미국 영국 스페인 독일 등 북미와 유럽 7개국에서 7개월 만에 1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인기가 많았지만, 국내에선 백화점 팝업스토어에서만 잠깐 팔았을 뿐 정식 판매하는 곳이 없었다.GS샵은 이 제품을 ‘신상품 통합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론칭했다. 이 프로그램은 소비자에게 알려지지 않은 상품을 발굴해 GS샵만의 히트 상품으로 키우자는 슬로건 아래 지난 4월 시작했다.

여기에는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의 의지도 반영됐다. 허 부회장은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히트상품 강화로 초격차를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5월에는 전 임직원에게 비전레터를 보내 “홈쇼핑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상품을 꾸준히 기획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GS샵은 신상품 통합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탈(脫)TV’ 흐름을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GS샵 매출에서 비(非)TV 부문 비중은 61.8%에 달했다. TV 부문(38.2%)에 비해 훨씬 높다.

TV홈쇼핑 전용 제품은 TV가 주요 판매 채널이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론칭하는 상품은 사전에 모바일 마케팅까지 기획한다.비TV 부문 매출을 극대화하기에 적합하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GS샵 관계자는 “가격 측면에선 TV홈쇼핑이 e커머스의 오픈마켓을 따라갈 수 없는 만큼 차별화된 제품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