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미래 바꿀 '용기'…식품·화장품社 손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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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조 '재활용 플라스틱' 공략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이 잇달아 식품 및 화장품 업체와 손잡고 100%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앞으로 재활용된 플라스틱을 쓰지 않으면 제품을 팔 수 없는 시대가 다가오면서다.
SK-오뚜기, LG-코스맥스 협업
EU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도 영향
1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폐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60조원으로 추정된다. 연평균 7.4%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 2050년 600조원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SK케미칼은 식품업체 오뚜기와 재생 플라스틱으로 알려진 ‘순환 재활용 페트’를 100% 적용한 소스 용기를 생산했다. 롯데케미칼은 식품업체 풀무원과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패키지 개발에 나섰다.
LG화학은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에 재활용 플라스틱 PCR ABS(재활용 고부가합성수지) 공급을 시작했다. 석유화학업계뿐 아니라 정유업체인 GS칼텍스도 네슬레코리아와 손잡고 플라스틱 커피캡슐을 친환경 복합수지로 생산하고 있다.
피부에 닿는 화장품과 음식이 담기는 플라스틱 용기는 재활용 중 ‘화학적 재활용’만 가능하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잘게 쪼개 찰흙처럼 뭉치는 ‘물리적 재활용’, 분자 단위로 분해하는 해중합 과정을 거쳐 원재료를 완전히 새로 뽑아내는 ‘화학적 재활용’으로 나뉜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용기의 75% 이상이 플라스틱 포장재로, 재활용 소재가 가장 많이 쓰인다”며 “위생과 투명도 문제로 화학적 재활용만 할 수 있어 관련 사업이 계속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각국 정부의 재활용 플라스틱 의무화 정책도 관련 사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포장재 플라스틱 생산 때 재생 원료를 50% 이상 사용하도록 의무화한다. 한국도 올해부터 플라스틱 생산업체의 재활용 원료 3% 사용을 의무화하고 2030년까지 이를 3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화학적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투자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LG화학은 충남 당진에 연간 2만t의 열분해유 공장을 신설했고, SK지오센트릭은 연간 7만t 규모의 해중합 재활용공장을 건설했다. 롯데케미칼은 연 11만t의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