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AI 신약' 위해 30년 공들였다"…파로스아이바이오의 꿈 [인터뷰+]
입력
수정
윤정혁 파로스아이바이오 대표 인터뷰
"PHI-101, 첫 AI 신약 될 수도"
"적자로 코스닥 특례상장 하지만…2025년 흑자전환 예상"
"신약이 희귀 난치병 환자들에 희망이 됐으면"
윤정혁 파로스아이바이오 대표(사진)는 12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AI 신약은 연세대학교 화학과를 거쳐 카이스트에서 컴퓨터 화학을 전공하면서 키운 윤 대표의 30년 오랜 꿈이었다. 자체 인력을 꾸려 AI 플랫폼 '케미버스'를 직접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케미버스는 후보물질 도출해 적응증 확장과 같이 사람이 하기 어렵거나, 사람이 했을 때 오래 걸리는 일을 대신해 준다. 이렇게 케미버스를 통해 처음 도출한 후보물질이 'PHI-101'다.
PHI-101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나 재발성 난소암 치료에 활용된다. 현재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AI로 도출한 후보물질 가운데 임상단계에 진입한 건 국내에선 PHI-101가 유일하다. PHI-101을 2025년 상반기 조기 상용화하겠단 게 회사 목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조건부 판매 승인과 함께 본격 판매에 나서게 되면, 유일하게 상용화에 성공한 첫 AI 기반 신약이 된다.
희귀·난치성 질환 시장에 뛰어든 것도 이러한 계산이 깔려 있다. FDA는 희귀의약품에 한해서만 조건부 판매 허가를 내준다. 즉 일반 신약보다 일찍 돈을 벌 수 있단게 장점이다. 회사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기술혁신)과 바이오마커 전략을 택해 실패 가능성을 더 줄였다. 윤 대표는 "다양한 효율화 전략으로 신약 개발 기간은 약 3년 줄고, 비용은 최대 80% 단축시킬 수 있다. 성공률은 2~3배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2025년을 결전의 해로 잡았다. 회사는 PHI-101 상용화와 함께 오랜 부진을 딛고 적자탈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윤 대표는 "PHI-101의 판매가 본격화하면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갖춰질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PHI-501'도 임상 1상을 완료한 뒤 2025년 내 기술이전하는 게 목표다. 난치성 고형암을 표적으로 한 'PHI-501'의 경우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내년 PHI-501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다. PHI-101와 PHI-501 모두 FDA 지정 희귀치료제다.
2025년 예상 매출은 551억원, 영업이익은 228억5400만원으로 추정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55배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올해는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1분기에 2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3년간(2020~2022년)도 적자를 지속했다. 적자 기업으로 직상장 조건을 맞추기 어려운 만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기술특례 방식을 택했다.
윤 대표는 끝으로 "지금까지 뚜벅뚜벅 약 개발을 위한 길만 걸어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난치병의 경우 약값이 수천만원일 정도로 비싼데 이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의 신약이 희귀 난치병 환자들에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오는 17~18일 일반 대상 공모 청약에 나선다. 이에 앞서 지난 10~11일 이틀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아직 공시 상으로 결과가 발표되진 않았다. 코스닥 시장엔 이달 27일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