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눈으로 본 기후 위기

[한경ESG] 이달의 책
탄소버블
박진수 지음 | 루아크 | 1만4000원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인류는 경제적으로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 어떤 변화 과정을 거쳐야 할까? 이 책은 세계경제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체제로 전환한 것에 주목한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원을 바꾸는 수준의 총체적 변화가 필요하다. 이에 소요되는 막대한 사회적·경제적 비용은 정책 결정권자의 움직임을 머뭇거리게 할 정도다.

그럼에도 기후변화가 계속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한 경제적 수단이 등장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탄소세, 배출권거래제, 내부 탄소가격정책 등 방식이 동원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도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탄소배출 기업이 아닌 저탄소 기업으로 돈이 흘러가도록 자본 흐름을 바꾸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이 책은 기후변화를 경제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RE100(재생에너지 100%) 같은 이니셔티브의 등장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나선 금융기관의 변화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재무 리스크가 되게 한다. 화석연료보다 비싼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기업의 비용 저감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이 되어가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각 산업이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기후 위기에 대응하지 못해 발생할 경제 위기를 미리 파악하는 것은 2050년 넷제로 달성이라는 공동 목표로 나아가는 데 추진력이 될 수 있다. 임계점을 부각하기 위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1.5℃’ 또는 ‘2℃’로 표현하는 것처럼, 더 많은 행위 주체의 동참을 위해 경제 영역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지구의 절반을 넘어서
트로이 베티스·드루 펜더그래스 지음 | 이콘 | 1만8000원

에드워드 윌슨의 〈지구의 절반〉에서 영감을 받아 ‘지구 절반 사회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이 책은 기후 위기의 실질적 해결책을 찾는 독자에게 2047년 인류가 맞이할 수 있는 디스토피아·유토피아적 미래를 보여준다. 검증되지 않은 기술 발전에 기대며 그 기술이 낳을 또 다른 불평등의 심화를 지켜보기보다는 생태계의 재야생화를 통한 자연적 지구 공학 실행을 상상해보게 한다. 현실을 직시하며 행할 수 있는 대안을 그려낸 저자들의 과학적 유토피아는 무조건적 낙관과 비관을 넘어서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더 좋은 선택
마야 괴펠 지음 | 나무생각 | 1만8000원

균형이 무너진 시스템 속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환경적·사회적 위기에 직면한 우리는 무엇을 하든, 또 하지 않든 현재 그리고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환경·경제·정치·기술 전반에서 근본적 재정비가 필요하다. 저자는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세계로의 전환은 우리의 작은 행보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리며 여러 대안을 놓고 토론해 미리 해법을 찾고, 준비하고, 실천하는 미래 예측을 해야 한다. 책임과 협력, 새로운 시스템 디자인과 단계적 실천을 통해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 풍요와 균형으로 향하는 개인과 사회 전체의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아영 기자 joa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