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달구는 공모株…30여곳 '따따블 주인공'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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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 IPO 대전▶마켓인사이트 7월 11일 오전 9시 58분올여름 기업공개(IPO) 대전이 개막했다.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간 30여 개 공모 기업이 릴레이 청약에 나선다.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이 공모 가격의 400%로 확대되면서 기대수익률이 높아지자 전례 없는 청약 열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장 첫날 공모가의 400% 가능
뷰티스킨·시지트로닉스 등 출격
조단위 기업은 팹리스 파두 예상
"기대수익률 높아져 청약 후끈"
○업종 불문, 라이트급 기업 대거 출격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다음달까지 30여 개 기업이 공모 청약을 한다. IPO 호황기이던 2020~2021년보다 많다. IPO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주가 하락으로 주춤하다가 올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소형 공모주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공모 기업이 증가했다. 이달 셋째 주와 다음달 첫째 주엔 같은 날 4개 기업이 동시에 청약할 정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청약자가 몰릴 것에 대비해 서버를 정비하고 있다”고 했다.올해 IPO 시장은 시가총액 1000억원대 중소형 코스닥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시총 1조5000억원을 목표로 하는 팹리스 기업 파두를 제외하면 대부분 기업가치 1000억원대 중소기업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은 강관업체 넥스틸이 유일하다.비인기 업종으로 분류되던 제조업체가 다수 등장한 것도 주요 특징이다. 그동안 IPO 시장은 메타버스,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테마 종목이 인기를 끌었다. 최근엔 사이버 보안, 스마트팩토리, 통신설비,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 유아 가구 제조업체 꿈비, 화장품 제조사 마녀공장 등이 시장 예상을 깨고 수천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수익률 29%→123%, ‘따따블’ 나올까
증권가는 올여름 IPO에 수십만 명의 청약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8일부터 공모주의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을 공모가의 400%로 확대한 이후 공모주 투자 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제도 변경 이후 상장한 공모주의 수익률은 평균 123%로, 직전 3개월 평균 수익률 29%보다 네 배 이상 높았다. 공모가 1만원인 공모주를 상장 첫날 종가에 팔았을 때 이전에는 평균 2900원의 수익을 냈다면, 제도가 바뀐 이후엔 1만2300원을 남겼다는 얘기다.증거금도 몰리고 있다. 2차전지 장비회사 필에너지는 지난 6일 진행한 일반청약에서 올해 공모 기업 중 가장 많은 15조7600억원을 모았다. 66만 명이 청약했다. 필에너지의 상장 기대에 모회사인 필옵틱스 주가는 최근 1주일간 55% 급등했다.상장일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오르는 ‘따따블’ 공모주가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경우 상장 첫날 수익률은 300%로, 과거 최대 수익률이 160%였던 ‘따상’(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에 형성된 후 상한가 기록)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한 투자운용사 관계자는 “따따블 공모주가 나온다면 청약 열풍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것”이라며 “가족 명의 계좌를 동원하는 ‘문어발식’ 청약자가 많아져 투자금 대비 올릴 수 있는 수익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