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폭발한 대만 사립대…알고 보니 마약 제조하다 '펑'

지난해 3월 화재가 발생한 다퉁 대학 건물.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3월 대만의 한 사립대학 실험실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가 마약을 제조하던 일당의 조작 실수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자유시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대만 내정부 형사경찰국(형사국)이 전날 북부 타이베이의 다퉁대학의 산학협력 실험실을 빌려 마약을 제조하다 화재를 일으킨 일당을 일망타진했다고 보도했다.다퉁대는 타이베이 중산구에 위치한 사립 종합대학으로 공학, 경영학, 디자인 등에 특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형사국은 지난해 2월 대만 내 바이오테크 회사의 대표인 장모씨(48)가 신약 개발을 이유로 임대한 다퉁대학의 산학협력 실험실에서 마약을 제조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형사국은 "이들 일당이 마약 제조를 위해 약 4000만 대만달러(약 16억5000만원) 상당의 마약 원료 및 장비를 중국에서 수입했다"면서 "지난해 3월14일 오후 2시께 일당의 조작 실수로 발생한 폭발로 대학 실험실이 전소했고, 현장 감식에서 마약류 케타민을 조제한 증거를 포착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주범을 잡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비밀리에 수사를 벌였다"고 덧붙였다.
형사국이 압수한 증거물. /사진=연합뉴스
형사국은 수사 끝에 일당 12명을 체포하고 케타민 완성품과 반제품 외에 시가 기준 4억5000만 대만달러(약 186억원)에 달하는 케타민 300㎏을 만들 수 있는 원료 15t 등을 압수했다.

주범 장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등으로 운영하던 바이오테크 회사 경영이 악화되자 마약 생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다퉁대학 측은 이 회사가 요구하는 실험실만 제공하고 장비는 제공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으며, 양측이 체결한 계약서에 "위법 또는 불법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조사가 끝나면 구상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