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MS, 블리자드 인수 성공 기술 M&A 활성화 계기"
입력
수정
미국 기업들 반독점 규제에 대한 우려 덜게 돼
"기술기업의 성장 경로였던 M&A 물결 다시 일 것"
미 연방법원이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액티비전 블리자드(ATVI) 인수에 손을 들어줌으로써 미국 기술 업계에서 다시 M&A 물결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 위원회도 12일(현지시간) 이와는 별도로 EU도 69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를 승인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빠르면 다음주에 성사될 전망이다. 전 날 연방 법원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가 콘솔 게임 시장의 경쟁을 저해한다며 합병 금지를 위한 가처분 소송을 한 FTC(연방거래위원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던 영국 경쟁시장청(CMA)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 내놓을 제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거래는 당초 지난해 1월 합의 당시보다 양사의 주가가 오르면서 현재 750억달러(96조8천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마켓워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합병이 승인된 것이 액티비전의 주주뿐 아니라 전체 기술 산업에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M&A 거래를 합의한 후에도 반독점 위반으로 좌절되거나 오래 지연되는 규제 여파에 대해 덜 우려하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반독점 강화 노력은 FTC 가 주도해왔다. 올들어 미국 기업의 M&A는 전년대비 60% 감소했다. 또 M&A 기업에 주로 투자해온 머저펀드의 수익률도 시장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가는 M&A 성사 가능성이 가장 낮아 보였던 올해 2월에 71달러로 저점을 형성했으나 전 날 11% 급등하면서 91.95달러에 거래됐다. 연방 법원의 판결에 따른 가장 큰 승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최대 주주중 하나인 버크셔 해서웨이(BRK.A, BRK.B)로 꼽힌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식을 6%에 달하는 4,900만주 보유하고 있다.
월가 분석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남은 장애물인 영국 반독점 당국과 거래를 성사시키거나 어쨌든 종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맥쿼리의 분석가 새러 힌들리안볼러는 “영국의 반독점기관도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 제고를 위한 새로운 제안을 기꺼이 재고할 의향이 있는 상황에서 합병 계약은 18일에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기술 기업들의 M&A 가 다시 활성화된다는 것은 거대 미국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인공 지능에 대한 기대와 과대 포장이 여전히 기술 기업 주식을 밀어올리는 가운데, 과거 미국의 기술 기업이 빅테크로 성장하는 경로로 꼽혔던 인수 합병 물결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 전망이 지배적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가 차트]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