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냉전 초월 핵위기 국면"…워싱턴선언 거론하며 도발 정당화

미 전략핵잠 한반도 전개 경계…"자위력 강화에 박차 가할 것" 예고
북한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고 밝히면서 한국과 미국의 군사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권이라며 무력 도발을 정당화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아래 화성-18형 발사가 이뤄진 것은 "적대세력들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준동을 철저히 억제하기 위한 정당방위권 강화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 배경으로 한미 대북확장억제 강화방안을 담은 '워싱턴선언'을 콕 집어 미국이 "공공연히 우리국가(북한)를 반대하는 핵무기 사용을 모의하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 전략자산의 가시성을 증진한다는 합의를 담은 워싱턴선언에 따라 미국이 핵추진잠수함과 핵전략폭격기를 한반도와 그 주변에 전개하면서 "지역 정세를 사상 초유의 핵전쟁 접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됨에 따라 강화되는 한미 군사협력을 두고 미국을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장본인'이라는 그간의 주장을 재차 반복한 것이다.

또 "보다 엄중한 것은 우리의 주권 영역을 침범하면서까지 극히 도발적인 공중 정탐행위에 매여달리고 있는 미국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전략핵을 탑재한 미핵잠수함을 남조선에 투입하여 조선반도지역에 핵무기를 재반입하려고 기도하고 있는 것"이라는 비난했다.

미군 정찰기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진입 문제를 거듭 제기하면서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전개에 강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조선반도(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에 새로운 연쇄 핵위기를 몰아올 미국과 남조선의 광기적인 대결기도가 더이상 허용할수 없는 임계점에 근접했다"며 "자위력 강화, 자위적핵전쟁억제력 제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런 일련의 상황을 '핵위기 국면'이라고 규정했다.

이번 발사가 "냉전 시대를 초월하는 핵 위기 국면에 다가선 엄중한 시기에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전략적 판단과 중대 결심에 따라 진행됐다"고 강변한 것이다. 도발을 정당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켜 주민을 결속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북한은 향후 군사적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통신은 "적대 세력들의 무모한 정치 군사적 도발을 물리적힘으로 억제하고 자기 스스로를 철통같이 방위하기 위한 자위력 강화, 자위적 핵전쟁 억제력 제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시찰을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미제와 남조선 괴뢰 역도들이 부질없는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절망 속에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사진을 보면 김정은 현지지도에 아내 리설주와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동행한 모습이 포착됐다.

딸 김주애는 보이지 않았다. 그간 군사일정에 아버지를 따라 종종 동행했던 주애는 지난 4월 화성-18형 1차 시험발사 때도 현장에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