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위, 日연예기획사 쟈니즈 성 추문 조사한다

일본의 대형 연예기획사 '쟈니스 사무소'(이하 쟈니스)의 창업자가 과거 남성 연습생 등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력 문제에 대해 유엔인권이사회의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이 조사에 착수한다고 도쿄신문과 산케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실무그룹은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에 걸쳐 일본을 방문해 피해를 호소하는 당사자들을 상대로 청취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실무그룹은 이번 방일 조사에서 쟈니스 문제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과도 피고용자의 인권 문제에 대해 면담한 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일본에 대한 권고를 포함한 보고서를 내년 6월께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쟈니스의 창업자인 고(故) 쟈니 기타가와로부터 26년 전 당한 성폭력 피해를 최근 공개한 과거 이 회사 소속 아이돌 그룹 출신 니혼기 아키마사(39)는 "일본의 은폐 체질로 유야무야 넘기지 않고 이 문제를 해외에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2019년 사망한 이 회사 창업자의 동성의 젊은 연습생 등에 대한 성폭력 의혹은 이미 1999년 주간지에 의해 보도되는 등 과거부터 공공연한 소문으로 떠돌았으나, 사회 문제화되지 않다가 영국 공영방송 BBC가 올해 3월 '일본 J팝의 포식자'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면서 새롭게 주목을 받았다. 이어 이 기획사 출신 가수인 가우안 오카모토가 4월 기자회견을 열고 2012∼2016년에 기타가와로부터 15∼20회 정도 성적 피해를 당했다고 구체적으로 밝히고 니혼기 아키마사 등이 폭로에 가세하면서 파문이 확산했다.

이에 쟈니스의 현 경영진은 공개 사과하고 경영 개혁 의사도 밝혔다.

그러나 초대형 성폭력 의혹이 공공연한 소문 속에서도 오랫동안 방치돼온 것을 둘러싸고 이를 보도해오지 않은 언론과 적절히 대응하지 않은 정부의 책임론도 일본 내에서는 거론되고 있다. 쟈니스는 창업자 기타가와가 1962년 설립한 연예기획사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연예인인 기무라 다쿠야가 멤버로 활동한 '스마프'와 '아라시' 등 많은 아이돌 그룹을 배출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