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는 우크라 재건 허브…전쟁 극복한 韓의 경험 도움될 것"

尹대통령,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두다 "韓무기 폴란드 생산 희망
양국 항공편 늘려 관광도 확대"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3일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 부부와 의장대 행진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만나 △양국 무역 규모 확대 △유럽 중·동부지역 교통 인프라 개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바르샤바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양국 정부는 정상회담 직후 3개의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폴란드 경제개발기술부가 체결한 ‘한·폴란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 MOU’는 무역, 투자, 산업, 공급망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양국 기업이 동시에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무역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조항과 양국 기업인 및 전문가 교류를 촉진하자는 조항 등이 포함됐다.정부 관계자는 “이번 MOU를 통해 우리 기업의 폴란드 진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폴란드의 교역액은 사상 최대 규모인 약 90억달러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전자 LG전자 등 350여 개 한국 기업이 폴란드에 진출해 있다.

국토교통부와 폴란드 인프라부는 ‘한·폴란드 교통인프라 개발협력 MOU’를 체결했다. 폴란드를 포함한 중·동유럽 지역 교통인프라 개발을 위해 양국이 힘을 합치자는 내용이다. 양국 정부는 조만간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협력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한국과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는 우크라이나 재건을 지원하기 위한 양국의 협업 강화 관련 내용이 담겼다. 정부와 기업 대표단이 양국을 상호 방문하고, 고위급 및 실무급 협의체를 운영한다.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양국 정상은 한국과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재건에 있어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번 대통령 방문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이라며 “우크라이나 재건은 최대 1조달러 이상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사업이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서유럽 재건을 위한 원조사업인 마셜플랜에 버금가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폴란드는 최전방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고, 지정학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핵심 물류허브이자 재건 프로젝트의 거점”이라며 “한국은 전후 복구 사업 관련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해 전쟁 종식과 평화 회복에 기여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했다.윤 대통령과 두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더 가깝게 하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양국은 경제 안보 문화 등 다방면에서 서로에 필수불가결한 협력 파트너가 됐다”며 “두 정상은 양국 간 통상과 투자 협력이 더 확대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한국 기업들의 폴란드 진출이 전기차 배터리, 5세대(5G) 통신 등 첨단 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양국 협력이 원전, 방산, 인프라 사업 등 전략적인 분야로 확대되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을 협의했다고 밝혔고, 두다 대통령은 한국 무기의 수입뿐 아니라 폴란드 내 생산을 원한다고 했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와 한국 간 항공편 노선을 증편해 비즈니스뿐 아니라 관광 분야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샤바=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